슈퍼칩 더 이상 발전 불가능…웨이퍼 엔진 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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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칩 더 이상 발전 불가능…웨이퍼 엔진 시대 도래

빛과 빛의 속도 물리 법칙 한계
칩 크기 800평방mm 넘지 못해
칩 아닌 웨이퍼 크기 엔진 개발 활발
데이터센터를 작은 상자 크기로 줄여

[나이스데이] 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는 미 엔비디아의 블랙웰 슈퍼칩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각) 슈퍼칩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기술 한계에 도달하면서 칩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으며 AI 데이터 센터를 작은 상자 크기로 줄이는 신기술이 개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미국의 대표적 미래 기술학자인 조지 길더가 WSJ에 기고한 “마이크로칩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The Microchip Era Is About to End)”는 글 요약.

AI을 구현하는 엔비디아의 블랙웰칩에는 2080억개의 트랜지스터 스위치가 들어가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블랙웰칩을 수천 개 이상, 수백만 개까지 연결한 초대형 컴퓨터로 작동한다.

이에 따라 블랙웰과 같은 슈퍼칩이 AI 시대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슈퍼칩은 물리적으로 더 이상 발전한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다.

네덜란드 ASML이 생산하는 최첨단 반도체 식각 장비 ‘익스트림 머신(Extreme Machine)’은 일종의 카메라다. 칩 디자인이 담긴 석영과 크롬 포토 마스크를 통해 12인치 실리콘 웨이퍼 표면에 빛의 패턴을 투영한다.

이 익스트림 머신은 레티클(reticle) 한계를 넘지 못한다. 레티클 한계는 익스트림 머신이 조사할 수 있는 면적의 한계를 뜻하며 최대 800 평방mm를 넘을 수 없다. 빛과 빛의 속도 법칙 때문이다.

이 레티클 한계가 칩의 크기를 정하고 칩 크기는 특정 AI 작업을 수행하는데 얼마나 많은 블랙웰 슈퍼칩이 연결돼야 하는 지를 결정한다.

레티클 한계로 인해 AI 데이터센터는 슈퍼칩들을 연결하는 복잡한 와이어와 광섬유 다발들이 필요하다. 통신 오버헤드가 과도한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색되는 방안이 데이터 센터 전체를 하나의 웨이퍼에 통합하는 방식이다.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세레브라스라는 기업이 이 개념을 WSE-3 웨이퍼 크기 엔진에 적용했다. WSE-3는 블랙웰 슈퍼칩보다 14배 많은 약 4조 개의 트랜지스터를 지니며 메모리 대역폭은 블랙웰 칩의 약 7000배에 달한다.

세레브라스는 메모리를 별도의 칩으로 만들지 않고 웨이퍼 자체에 직접 새김으로써 통신 오버헤드를 크게 줄였다. 이런 웨이퍼 스케일 엔진을 16개 쌓아, 데이터센터 전체를 6조400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간 작은 상자 크기로 만들었다.

또 멀티빔(Multibeam)이라는 기업은 다중열 전자빔 리소그라피를 수행하는 기계를 만들었다. 이 기술은 레티클 한계를 우회할 수 있게 해준다. 멀티빔은 이미 8인치 웨이퍼에 기록하는 능력을 입증했다.

이처럼 마이크로 슈퍼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으며 웨이퍼 크기 엔진으로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작은 상자 크기로 만드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미래는 웨이퍼에 있다.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거대 시설이 아닐 수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