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한 번보다 월 15만원…'농어촌 기본소득' 인구 유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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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 한 번보다 월 15만원…'농어촌 기본소득' 인구 유지 효과↑

시범지역 10개 군 인구 4.93% 증가괴산, 전입 13배 증가…이후 878명 이탈"지원액보다 지급 구조가 효과 좌우"

[나이스데이] 주민에게 50만원을 한꺼번에 지급한 지역에서는 지원 이후 인구가 다시 빠져나간 반면 월 15만원씩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한 지역에서는 유입 인구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액의 크기보다 신규 전입자에게도 수급 자격을 열어두고 매달 지급하는 방식이 농촌 인구를 붙잡는 데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최근 발간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의 인구 추세 변화와 의의' 보고서에 따르면 시범사업 대상 10개 군의 주민등록인구는 지난해 9월 31만8841명에서 올해 6월 33만4547명으로 4.93% 증가했다. 9개월 동안 1만5706명이 늘어난 것이다.

시범지역 10곳 모두 인구가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처음 선정된 7개 군은 5.23%, 같은 해 12월 추가 선정된 3개 군은 4.20% 각각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 신청했지만 선정되지 않은 33개 군의 인구는 0.33% 감소했다. 공모에 신청하지 않은 19개 군도 0.78% 줄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주민에게 월 1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2년간 지급하는 사업이다. 신안과 영양은 월 20만원을 지급한다. 올해 1월분부터 6월분까지 지급돼 사업 효과를 중간 점검할 수 있는 시점에 접어들었다.

연구진은 인구감소지역 69개 군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시행된 전 주민 대상 현금성 지원도 전수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인구 증감을 가른 것은 지원액이 아니라 신규 전입자에게 수급 자격을 부여했는지 여부였다.

시범지역을 제외하고 자체 현금성 지원을 시행한 지역 가운데 신규 전입자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2개 군의 인구는 2.46% 증가했다. 반면 지급 기준일을 공고일 이전으로 정해 기존 주민에게만 지원한 15개 군은 인구가 0.54% 감소했다. 현금성 지원을 하지 않은 30개 군의 감소율인 0.67%와 큰 차이가 없었다.

지급액이 많더라도 신규 전입자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 뚜렷한 인구 유입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단양은 주민에게 20만원, 울진은 30만원을 지급했지만 기존 주민만 대상으로 삼으면서 같은 기간 인구가 각각 1.17%, 0.59% 감소했다.

반면 농어촌 기본소득은 시범지역 선정 이후 전입한 주민도 지원받을 수 있다. 전입 30일 뒤 신청할 수 있고 90일 동안 실제 거주한 사실이 확인되면 3개월분을 소급해 지급한다. 이후에도 실거주 여부를 확인해 매달 기본소득을 지급한다.

일회성으로 목돈을 지급한 지역에서는 지원금을 받기 위한 단기 전입과 지급 이후 이탈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충북 괴산군은 지난해 12월 전 주민에게 50만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신규 전입자에게도 수급 자격을 부여했다. 수급 기준일을 앞둔 지난해 12월 괴산군 전입자는 2878명으로 평소 월평균 225명의 12.8배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지급 이후에는 전출도 늘었다. 괴산군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월평균 전출자는 328명으로, 직전 3년 같은 기간 평균인 257명의 1.27배를 기록했다.

이에 괴산군 인구는 지난해 12월 3만829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6월까지 878명 감소했다. 지원금 지급을 앞두고 급증한 인구 가운데 67%만 남은 셈이다.

50만원을 한 번 지급한 충북 영동군도 초기 유입 인구의 68%만 유지됐다. 괴산과 영동의 인구 유입 규모는 달랐지만 지급 방식이 같자 남은 인구의 비율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관찰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시범지역 10개 군의 전출 규모는 직전 3년 같은 기간 평균의 85% 수준으로 감소했다. 계절적 요인을 보정하면 83% 수준이다. 10개 군 가운데 9개 군에서 전출이 줄었다.

선정 발표 직후 급증한 인구를 100으로 놓고 올해 6월까지 남은 인구를 산출한 ‘유입 지속 지수’도 최초 선정 7개 군은 117, 추가 선정 3개 군은 169를 기록했다. 초기 유입 인구가 유지되는 동시에 추가 유입도 이어졌다는 뜻이다. 괴산군의 지속 지수는 67에 그쳤다.

유입 인구의 출발지도 차이를 보였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에서 도시 지역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소 78.0%에서 사업 선정 이후 80.5%로 2.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괴산군은 71.0%에서 69.5%로 1.5%포인트 하락했다.

연구진은 농어촌 기본소득이 도시 인구를 농촌으로 분산시킨 것과 달리 일회성 지원은 인접 지역 인구를 단기간 끌어오는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범지역 가운데 신안과 옥천은 초과 유입 인구 중 인접 지역 출신 비중이 각각 70%, 61%에 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변 시·군의 인구를 흡수하는 ‘제로섬’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년층 유입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점도 한계로 꼽혔다. 사업 전후 연령별 전입자를 비교한 결과 65세 이상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30대가 가장 낮았다. 전체 전입자 가운데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오히려 하락했다.

연구진은 "인구 반응을 가른 것은 지급액이 아니라 수급 자격 요건의 설계였다"며 "일회성 지급은 등록인구를 단기간 늘릴 수 있지만 관측 기간 내 순인구 유지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층 유입을 위해서는 기본소득과 함께 주거·보육·일자리 등 정주 여건을 보완해야 한다"며 "인구 증가율뿐 아니라 유입 인구가 얼마나 남는지와 시간에 따른 이동 경로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이번 분석은 통제변수나 고정효과를 적용하지 않은 기술통계로, 기본소득과 인구 증가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실제 정착 여부 역시 시범사업이 종료되는 2027년 이후 판단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세종=뉴시스]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6일 장수군에서 제1호 농어촌 기본소득 수령자에게 지역사랑상품권을 직접 전달하고 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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