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밀착 배경엔 '트럼프'…아시아 힘의공백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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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밀착 배경엔 '트럼프'…아시아 힘의공백 경계"

이 대통령·다카이치 잦은 회담…밀착 부각트럼프발 '美 공백' 우려…가까워진 한일대중 견제·안보 협력서는 온도차도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선물한 안경테를 착용,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안경을 착용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이스데이] 한일 정상이 '셔틀 외교'를 통해 밀착하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진단했다. 아시아에서의 '힘의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李대통령,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가장 많이 대면한 외국 정상…밀착 강화

20일 일본 언론들은 전날 한국 안동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보도하면서, 한일 정상의 회담 횟수가 많아진 데 대해 주목했다. 그만큼 한일이 밀착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정권 출범 후 약 반 년 간 가장 많은 대면 회담을 가진 외국 정상은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짚었다.

한 외무성 관계자는 신문에 "이렇게까지 관계가 회복되어서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23년 5월 한일 정상의 셔틀 외교가 12년 만에 재개된 후 약 3년 만에 6회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와 한국의 이 대통령은 4개월 간 서로의 고향을 오가며 친밀한 관계라는 인상을 줬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측이 다카이치 총리를 국빈급 의전으로 대우한 데 대해 주목하기도 했다.

[경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mail protected]



한일 밀착 배경엔 美트럼프 행정부 '돈로주의’

일본 언론들은 한일 정상이 밀착하는 배경엔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고 진단했다. 혼란한 국제 정세 속 트럼프 대통령은 서반구에 시선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반구 중심의 '돈로주의(트럼프 대통령식 먼로주의)'를 내걸고 있어 일한(한일) 모두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힘의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신문은 동아시아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군사 위험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없이 안보를 확립할 수 없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동 대응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서의 힘의 공백에 현실감이 생기면서 일한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위기감을 배경으로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함께하는 수색·구조 공동훈련을 약 9년 만에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는 "예측이 어려운 트럼프 행정부가 동아시아에 대한 관여를 줄일 것이라는 불안, 이란 정세 따른 에너지 위기 대응 등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가 일한을 가까워지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에 "(한일은) 협력하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접근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신문은 14~15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을 ‘주요 2개국(G2)’으로 표현했다며 "일본과 한국을 제쳐둔 채 미중 두 강대국이 직접 협상 방식으로 방향성을 결정하게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아사히는 다카이치 총리에게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면서 "미중 회담 직후 만나 국제 사회에 협력을 어필할 수 있었다"는 일본 외무성 관계자의 평가를 전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하회선유줄불놀이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중국·안보 협력선 온도차도

다만 대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을 배경으로 한 안보 협력 면에서는 양국이 온도차를 보였다고 닛케이, 아사히 등이 전했다.

닛케이는 중국의 대만 침공을 경계하는 일본이 한국을 대중 포위망으로 끌어들이려는 태세이며, 중국은 한국에도 대일 비판 동조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중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과의 방위 협력을 한 단계 더 높이려는 방침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양국간 연료·탄약 등 군수 물자를 상호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ACSA) 체결을 위한 협상 진전은 어려워 보인다.

복수의 한일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일 처음으로 열린 한일 외교·국방(2+2) 차관급 회의에서 일본은 ACSA 체결을 제안했으나, 한국 측은 난색을 표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닛케이는 역사 문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배려 등으로 한국 측에는 체결에 대한 신중한 의견이 여전히 강하다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