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성인, 계속 뚱뚱해진다…30·40대 남성은 절반이 비만
검색 입력폼
탑뉴스

대한민국 성인, 계속 뚱뚱해진다…30·40대 남성은 절반이 비만

질병청,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 분석 결과 발표
성인 3명 중 1명 비만…전남·제주 비만율 가장 높아
남성 비만율 41%, 여성은 23%…성별 격차 1.8배
"비만치료제 쓰더라도 운동·식이조절 병행은 필수"

[나이스데이] 최근 10년간 국내 성인 비만율이 30% 증가해 성인 3명 중 1명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와 40대 남성은 전체의 절반이 비만일 정도로 비만율이 높았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5~7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 분석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비만율은 조사대상자가 인지하고 있는 본인의 체중과 신장을 바탕으로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분율로 산출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2015년 26.3%에서 2024년 34.4%로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10년 전엔 4명 중 1명이 비만인 수준이었는데, 이젠 3명 중 1명 수준으로 비만율이 악화됐다.

비만율은 성별에 따라 격차가 컸는데, 남성 41.4%, 여성 23.0%로 남성이 여성보다 1.8배 높았다. 남성은 특히 30대와 40대에서 각각 2명 중 1명은 비만일 정도로 비만율이 높았고, 여성은 고령층인 60대(26.6%)와 70대(27.9%)에서 상대적으로 비만인 사람이 많았다.

주관적인 비만인지율은 54.9%로 실제 비만율(34.4%)보다 높았다. 비만인 사람들 중에서 여성은 89.8%가, 남성은 77.8%가 자신이 비만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비만이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이 비만하다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비율이 남성은 13.0%, 여성은 28.2%로 여성이 남성보다 실제 체형과 인식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성인 인구 중 약 5명 중 3명은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비만인 사람은 남성 74.7%, 여성 78.4%로 대부분 체중조절을 시도했고 비만이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남성 42.0%, 여성 64.6%가 체중을 조절하려 했다.

윤영숙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날 질병청 브리핑에서 주관적 비만인식 및 체중조절 시도에 있어 남녀 차이가 큰 점에 대해 "사회문화적으로 여성들이 날씬한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반면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이 영향을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별로 보면 비만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전남·제주(각각 36.8%), 가장 낮은 시·도는 세종(29.1%)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비만율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전남(11.4%p 상승)이었다.

시군구별로는 충북 단양군(44.6%)이 최근 3개년 평균 비만율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경기 과천시(22.1%)가 가장 낮았다.

김유미 질병관리청 만성질환관리과장은 지역간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조사 통계를 보면 연령이 하나의 큰 요인이며, 건강생활 실천율이 낮거나 음주율이 높은 경우 비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비만율(36.5%)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56.4%보다는 낮지만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맞춤형 건강관리 정책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심혈관질환·제2형 당뇨병·근골격계 질환뿐 아니라 여러 암 발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비만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식이조절과 운동을 포함한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윤영숙 교수는 "체중 감소가 5~10%만 돼도 여러 염증이나 대사가 좋아지고 호르몬에도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암 치료와 예방,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최근 유행하는 비만치료제에만 의존해 체중을 감량할 경우 영양결핍, 근육량 감소, 골밀도 감소 및 대사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비만치료제 투약을 중단하면 체중이 빠르게 원상복귀되고, 체중감량 이전보다 대사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박정하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현존하는 모든 비만치료제들은 정체구간이 있고 약물 중단시 요요가 발생하며 가격이 비싸 장기간 사용하기 어렵다"며 "효과 좋은 비만치료제가 있어도 운동과 식이조절은 비만치료의 필수"라고 조언했다.

식이조절을 할 땐 근손실을 막기 위해 체중 1㎏당 하루 1~.1.5g 정도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된다. 여성 기준 하루에 800k㎈, 남성은 1000k㎈ 미만으로 열량을 섭취하는 초저열량식은 영양결핍 우려로 권장되지 않는다.

운동은 숨이 차고 땀이 나는 중강도 이상으로 주 150분 이상하며 근력 운동을 주2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