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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일주일 이상 자리를 비우고 현지에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도 연이어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미국과 협상을 위해 유럽을 찾았다가, 28일(현지 시간) 밤 워싱턴DC로 돌아올 예정으로 알려졌다.
여 본부장은 지난 22일, 김 장관은 지난 23일 관세협상을 위해 미국에 입국했으며, 24일과 25일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있는 스코틀랜드로 향했는데, 한미 관세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김 장관과 여 본부장도 급히 유럽으로 떠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코틀랜드에서 러트닉 장관을 만났는지, 추가 협상이 이뤄졌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다시 워싱턴으로 향하기로 했는데 현지에서 관세협상을 마무리 짓고 귀국하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29일에 한국 경제 사령탑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워싱턴으로 들어온다.
구 부총리는 당초 지난 24일 통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려 했으나, 비행기 탑승 한시간 전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연기를 요청해 국내에 머물렀다. 다시 회담 일정이 잡히면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며, 31일 베선트 장관을 만나 담판에 나설 예정이다.
31일은 상호관세 발효 하루 전인 만큼 양측 모두 합의를 목표로 막판 스퍼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막판 회담에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동석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다만 협상 실무를 위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동석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엔 여 본부장에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협상장 외곽에서는 첫 한미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오는 30일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 이튿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회담한다.
루비오 장관은 한미 관세협상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방비 증액과 주한미군 주둔비용 문제를 포함한 패키지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루비오 장관 역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루비오 장관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달 중 무역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은 꼼짝없이 대미 수출품에 25% 관세를 추가로 내야한다.
내지 않던 관세를 내야하는 것도 부담이지만, 다른 국가들보다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이 더 문제다.
한국과 똑같이 25% 상호관세율을 통보받았던 일본은 지난 22일 미국과 합의했고, 15% 관세율만 적용받기로 했다. 자동차와 주요 부품에 대한 품목관세도 15%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 27일 미국과 합의해 15% 상호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의약품과 반도체에 대해서도 15%의 품목관세만 부과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한국 역시 상호관세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반도체 등 품목관세 인하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을 개방하는 국가에 한해서만 관세율을 인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막대한 대미투자 역시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