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역사' 재즈클럽 야누스, 15일부터 광화문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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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역사' 재즈클럽 야누스, 15일부터 광화문 시대 연다

'한국 재즈 보컬의 전설' 박성연, 1978년 설립
신촌·대학로·이화여대 후문·청담동·서초동·압구정동 거쳐 재개관
말로·작사가 이주엽 공동 대표
정미조·이희문 등 재개관 페스티벌

[나이스데이] '47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대표 재즈클럽 '야누스'가 광화문 시대를 연다. 지난 5월말 압구정 시대를 마지막으로 잠시 휴지기를 가졌다.

광화문에 새 둥지를 튼 야누스는 오는 15일 재개관한다. 서울의 심장부라라 할 수 있는 광화문에서 매일 밤 라이브가 열리는 재즈 클럽이 생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누스는 '한국 재즈 보컬의 전설' 박성연(1943~2020)이 1978년에 만들었다. 당시 한국의 재즈 환경은 척박했으며, 연주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박성연은 자신과 동료 뮤지션들이 매일 공연할 곳이 필요해 거의 전 재산을 털어 클럽을 열었다. 이후 야누스는 수많은 재즈 스타들이 거쳐간 한국 재즈의 산실이 됐다.

야누스는 서울 신촌에서 시작해 대학로(1985~), 이화여대 후문(1996~), 청담동(1997~), 서초동(2007~), 압구정동(2023~)을 거쳐왔다.

박성연은 2015년 건강 악화로 클럽 운영에서 손을 뗄 때까지, 평생 경제난과 싸우며 종교적 신념으로 야누스를 지켰다. 지난 2018년 야누스 40주년을 맞아, 투병중이던 병원에서 잠깐 외출해 공연을 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던 야누스에서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특히 오는 10월에는 박성연과 재즈클럽 야누스의 기록을 담은 다큐 영화 '디바 야누스' 개봉도 예정돼 있다.
새로운 야누스 터전의 위치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 인근이다. 경복궁 등 관광지가 몰려 있어 외국인이 많은 지역이다. 또 주변은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등이 있어 문화적 향취가 넘치는 곳이다. 재즈 클럽으로는더없이 입지가 뛰어나다.

더 플라자 호텔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권이기도 해 입소문이 날 경우 '광화문 재즈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종로3가역 인근의 재즈클럽 천년동안도까지 이어지는 '재즈 벨트'가 형성되면 재즈 신의 붐업이 일어날 수 있다.

뉴욕을 본거지로 삼고 도쿄, 밀라노, 베이징 등에 지점을 연 재즈 클럽인 블루노트가 국내에 없다고 아쉬워한 국내 재즈 마니아들에겐 희소식인 셈이다.

재즈 보컬 말로와 클럽의 작사가 겸 JNH 뮤직 이주엽 대표가 공동 대표를 맡는다.
야누스는 이번 재개관을 기념해 재개관 당일부터 8일간 페스티벌을 연다. 말로, '돌아온 디바' 정미조를 비롯 퓨전 국악 스타 이희문, 웅장한 브라스 사운드를 들려줄 재즈파크 빅밴드, 재즈 디바 4명이 원팀이 된 카리나네뷸라, 한국 재즈의 중추적 보컬인 김민희와 이주미 등 평소 클럽에서 만나기 힘든 뮤지션들이 대거 야누스 무대에 오른다.

또 20일엔 재즈 뮤지션들이 즉흥의 한판 대결을 펼치는 '그랜드 잼 데이(Grand jam day)'를 연다. 출연하는 뮤지션들은 사전에 순서와 레퍼토리 등 어떤 음악적 약속도 없이 무대에 올라 순간적으로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이 대표는 "즉흥 연주를 기본으로 하는 재즈의 가장 본질적 매력을 만날 수 있다"면서 "야누스를 한국의 블루노트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