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근로소득세 100조 시대…내년 부가세 첫 추월
검색 입력폼
경제

'반도체 호황'에 근로소득세 100조 시대…내년 부가세 첫 추월

2004년엔 부가세의 28% 수준임금·성과급 늘며 세수 확대누진세 구조도 증가폭 키워지방 몫 합치면 부가세 우위

19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관광객들이 밀크티를 들고 있다. [email protected]
[나이스데이] 내년 근로소득세 수입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세 통계로 확인되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부가가치세를 추월한다.

2004년만 해도 근로소득세는 부가가치세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임금과 취업자가 늘고 누진세 구조가 작용하면서 두 세목의 격차가 빠르게 좁아진 것이다.

15일 재정경제부의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근로소득세 수입은 102조4446억원으로 전망됐다.

부가가치세 전망치는 91조3711억원이다. 근로소득세가 부가가치세보다 11조735억원 많다.

정부 전망이 현실화하면 국세통계로 확인되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두 세목의 순서가 바뀐다.

2004년 근로소득세는 9조8186억원이었다. 당시 부가가치세는 34조5718억원으로 근로소득세의 약 3.5배였다.

근로소득세는 2015년 28조1095억원, 2020년 44조50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71조3961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해 부가가치세는 79조1790억원이었다. 근로소득세가 부가가치세의 90.2%까지 따라붙은 것이다.

정부는 취업자 증가와 임금 상승, 반도체 기업의 특별성과급 확대를 내년 근로소득세 증가 원인으로 들었다.

근로소득세는 임금에 같은 비율을 곱해 걷는 세금이 아니다. 소득이 늘어 더 높은 과세표준 구간에 들어가면 초과분에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임금 총액이 늘어나는 비율보다 근로소득세가 더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근로자에게 대규모 특별성과급이 지급되면 세수 증가폭도 커진다.

과세표준 구간과 공제액이 임금이나 물가에 맞춰 매년 자동으로 오르지 않는 점도 영향을 준다. 명목임금이 상승하면 실질적인 구매력이 크게 늘지 않아도 과세 대상 소득과 적용 세율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 부가가치세는 소비에 원칙적으로 10%의 세율을 적용한다. 세수도 대체로 민간소비와 수입 규모를 따라 움직인다. 근로소득세처럼 소득 증가에 따라 세율이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구조가 아니다.

다만 두 세목을 비교할 때는 지방소비세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정부는 2010년부터 부가가치세 일부를 지방소비세로 전환하고 있다. 이체 비율은 처음 5%에서 2023년 25.3%까지 높아졌다.

국세청 통계의 부가가치세는 지방소비세로 넘긴 금액을 뺀 수치다. 중앙정부의 국세수입에는 잡히지 않지만 소비 과정에서 걷힌 세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세 부가가치세 79조1790억원에 지방소비세 이체액 28조1831억원을 더하면 107조3621억원이다. 같은 해 근로소득세보다 약 36조원 많다.

내년에도 현행 이체율 25.3%가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지방소비세 이체 전 부가가치세는 약 122조3000억원으로 계산된다. 근로소득세 전망치보다 약 20조원 많다.

다만 내년 수치는 실제 징수액이 아니라 정부 전망이다. 임금과 고용, 기업의 성과급 규모 등이 정부 예상과 달라지면 실제 근로소득세 수입도 달라질 수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