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제청 '靑패싱'…법원행정처장 "싸우자는 뜻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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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제청 '靑패싱'…법원행정처장 "싸우자는 뜻 아냐"

법사위 與 질의에 "후보들에 전화…의견 물어""일부 후보 반대로 불발…사퇴 종용은 없었다"대법관 제청 '靑패싱' 논란…"싸우자는 것 아냐"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나이스데이]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자로 추천됐던 후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후보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합의를 보지 못하자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추천을 원점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여권은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며 문제를 삼았다.

노 처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천된 4명에 대해 새로 추천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은 어떻겠냐, 이런 아이디어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 아이디어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추천된 후보 네 분이 모두 동의를 하셔야 가능하다"며 "모두 동의하면 (추천을 다시 하는 게) 가능하다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이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된 후보 중 한 명에게 전화해 사퇴하라 요구한 적이 있었나'라고 묻자 "전화한 적이 있었지만 사퇴하라고 말씀드린 적은 없었다"며 그 취지를 해명한 것이다.

대법관 후보는 법원조직법 제41조의2에 근거해 구성되는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심사를 거쳐 정해진다.

추천위는 대국민 천거를 받아 심사에 동의한 후보들을 심사한 뒤, 3배수 이상을 선정해 대법원장에게 추천한다. 법원조직법 제41조의2 7항은 '대법원장이 후보를 제청할 때 추천위의 추천을 존중한다'고 정해져 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앞서 1월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는 김민기 수원고법 고법판사(55·26기), 박순영(59·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손봉기(60·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57·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4명이 추천됐던 바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 중 손 부장판사를 전날 서면으로 청와대에 제청했다. 이와 함께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57·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여권에서는 노 처장의 발언을 두고 즉각 "직권남용이다"라거나 "사퇴를 종용한 게 아니냐"는 공세가 쏟아졌다. 대법원장이 선호하는 후보를 제청하려 추천 절차를 다시 밟으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노 처장은 제청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실무진 차원에서 검토한 방안이었다고 해명했다. 조 대법원장의 지시나 사퇴 종용은 없었다고 거듭 부인했다.

노 처장은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사실관계를 되묻자 "(청와대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등) 경색된 상황을 풀기 위해 추천을 무효화시키고 새로 추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어떠냐는 안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천됐던 후보들 모두가 동의해야 하고 한 분이라도 반대한다면 이뤄질 수 없었다는 게 전제 조건"이라며 "각 후보들에게 (의견을) 자유롭게 답변하라고 한 것 뿐이고, 일부는 동의했고 일부는 반대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노 처장은 대법관 후보는 청와대와 협의를 해 정한다는 관례를 깼다는 여당 의원들의 지적에는 "협의를 계속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조 대법원장이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인준해 줄 국회를 완전 무시하고 싸워보자는 거냐'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 질문에는 "싸우자는 뜻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노 전 대법관 후임과 이 대법관 후임을 동시에 제청한 걸 두고 '끼워넣기는 사법 정치 아니냐'는 질문에는 "사법 정치를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로 특정인을 추천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는 "특정인을 반드시 제청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회의에 조희대 대법원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안건을 여권 주도로 가결했다. 서 위원장은 '위원회는 특정한 사안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대법원장 또는 그 대리인의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는 국회법 제121조 5항을 근거로 출석 요구가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조 대법원장의 출석 여부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언질을 받은 바가 없다"고만 답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