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2 (일)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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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후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1시간 35분가량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 간 경제·안보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폭넓게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비핵화·평화 구상을 설명하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 해결과 지역 평화·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북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대북 관여의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러한 양호한 조건을 활용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한국 측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심화하며, 공동 이익을 확대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며 "양자 관계 및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 대통령과 깊이 있게 의견 교환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해 북미 대화가 핵심이라는 인식 공유도 있었다. 위 실장은 "양측은 북미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고,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한중 관계가 공유해온 역사적 경험과 상호 호혜적 협력의 기반에 변함이 없다고 보고, 변화된 환경에 맞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위급 정례소통 채널을 가동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
특히 민생 분야 협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에 속도를 내는 한편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화·환경 분야 교류 확대와 인적 왕래 편의 제고 방안도 논의됐다.
중국의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제재, 서해 구조물 문제, 한한령(한류 제한 조치) 해제, 희토류 공급망 등 다양한 경제·안보 현안도 논의됐다.
위 실장은 한화오션 제재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문제가 풀리면 그런 기류 속 한화오션 문제도 생산적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서해 문제와 한한령도 (논의가) 이뤄졌고, 좋은 논의가 있었다"며 "서로 실무적인 협의를 해나가고 서로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가하는 온라인 사기 등 초국가 범죄에 대해서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2026~2030년 경제협력 공동계획 양해각서(MOU)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에 관한 MOU ▲실버산업 및 혁신창업 분야 협력에 관한 MOU ▲한국산 감 생과실의 중국 수출 식물검역요건 MOU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서 등 7건이 체결됐다.
회담에 앞서 국빈 자격으로 방한한 시 주석을 환영하는 공식 행사가 열렸다. 시 주석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시 주석은 전통 취타대의 선도·호위를 받으며 입장했다. 이 대통령이 회담장 앞에서 시 주석을 직접 영접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최고급 바둑판 세트와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을 선물했다.
본 회담 직후 열린 국빈만찬에서 두 정상은 양국의 오랜 음식문화 교류를 상징하는 메뉴로 식사를 함께했다. 만두와 닭강정, 마라전복이 만찬장 테이블에 올랐다. 만찬주로는 시 주석이 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몽지람주가 제공됐다. 식사와 함께 한중 전통 악기 협연 등 문화 공연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저와 시 주석은 흔들림 없이 평화를 위한 길을 함께 나아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우리 정부가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과정에서 중국 역시 주석의 리더십 아래 건설적인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급변하는 국제 및 지역 정세에 직면해 중한 양국이 우호의 전통을 계승하고, 동방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며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며, 함께 협력하고 상생하며, 서로의 성공을 도와주는 좋은 이웃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공동의 노력으로 중한관계의 아름다운 내일을 함께 열어가자"고 화답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