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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의료계에 따르면 흔히 '중풍'으로 알려진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뇌경색) 과 뇌로 가는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하는 출혈성(뇌출혈)으로 나뉜다.
국내 뇌졸중 환자의 약 70~80%는 뇌경색일 정도로 발생 빈도는 허혈성 뇌졸중이 더 높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결과다. 출혈성 뇌졸중은 허혈성에 비해 사망률과 심각한 장애를 남길 위험이 훨씬 높다. 한번 터진 혈관은 주변 뇌 조직에 직접적인 손상을 주고, 급격한 뇌압 상승을 유발해 손쓸 수 없는 상태에 이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과거에는 고령층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20~40대 젊은층에서도 발병률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30대 뇌경색 환자 수는 최근 5년 새 약 3.7% 늘었다. 또 전체 뇌졸중 환자의 약 10~15%가 50세 미만에서 발생한다. 실제 인기 유튜버 '대도서관'(나동현·47)도 50세 미만의 나이에 갑작스런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출혈성 뇌졸중은 터지는 위치와 원인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뇌 조직 내 작은혈관이 터지는 뇌실질 내 출혈과 뇌 표면의 큰 혈관에 생긴 뇌동맥류가 터지는 지주막하 출혈이다. 두 경우 모두 치료를 하더라도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예방이 매우 중요한 질병이다.
뇌졸중은 고혈압이나 당뇨, 심장질환, 흡연, 음주 등 평소 생활 습관과 이로 인한 만성질환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졌다.
뇌졸중 증상은 반신마비, 감각장애, 언어장애, 복시 등이 있다. 한쪽 뇌에 이상이 생기면 보통 그 반대쪽에 마비가 오지만 뇌간 뇌졸중의 경우 사지가 모두 마비되기도 한다. 또 손상된 뇌의 반대쪽 얼굴, 팔, 다리에 감각 장애가 생긴다. 정신이 명료한데도 갑자기 말을 잘하지 못하거나 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언어장애도 나타난다. 사물이 두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나, 음식물을 잘 삼키지 못하는 연하장애도 동반한다.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의 경우 난생 처음 경험하는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하며 의식을 잃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수년 이상 지속되는 만성 또는 간헐적 두통의 원인은 뇌졸중이 아니다.
뇌졸중 예방의 핵심은 바로 고혈압 관리와 뇌동맥류 선별검사다.
고혈압 관리는 뇌졸중 예방의 기본이자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3~5배나 높다. 반대로, 수축기 혈압을 10mmHg만 낮춰도 뇌졸중 발생 위험을 약 20~30% 줄일 수 있으며, 이러한 효과는 출혈성 뇌졸중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는 고혈압 관리가 뇌출혈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패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 '뇌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를 미리 찾는 것이다. 뇌동맥류는 파열 전엔 증상이 거의 없어 놓치기 쉽다. 따라서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선제적인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고위험군은 ▲직계 가족(부모, 형제, 자녀) 중 2명 이상이 뇌동맥류를 앓은 경우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장병(ADPKD) 등 뇌동맥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질환을 가진 경우 ▲과거 한쪽에서 뇌동맥류 파열이 있었던 경우 등이다.
이민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만약 검사를 통해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를 발견했다면, 크기, 모양, 위치 등을 고려해 파열 위험과 치료의 득실을 따져 추적 관찰을 할지, 개두술이나 색전술 같은 치료를 할지 결정하게 된다"며 "흰쌀밥 대신 섬유소가 풍부한 잡곡밥, 통밀빵을 먹고 소고기, 돼지고기 보다 닭고기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섭취하는 등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