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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윤희숙 혁신위원회에서 제안한 1호 혁신안인 '계엄·탄핵 등에 대한 대국민 사죄문 당헌·당규에 수록'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이 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1호안를 중점적으로 설명했지만, 호응이 있지는 않았다고 한다. 의원총회가 언제 열릴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2호안과 3호안인 '당대표 단일지도체제 채택 및 최고위원제 폐지', '당원 주도 인적 쇄신을 위한 당원소환제 도입'의 경우 논의를 시작하기조차 쉽지 않은 분위기다.
또한 윤 위원장이 제안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 등을 포함하는 인적 쇄신안에 대한 반발도 강하다. 특히 이는 혁신위 내에서 논의한 사안이 아닌 개인 의견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을 키웠다.
이 때문에 당 혁신 논의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지도부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다음 달 22일로 정해지면서 당초 8월 말까지로 예정돼 있던 혁신위의 조기 활동 종료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제가 나름대로 혁신안을 미리 준비해서 지금 가지고 있다. 조만간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제 안과 윤희숙 혁신위원장 안을 보면 비슷한 것도 또 다른 것도 있다"며 "만약에 제가 대표가 된다면 두 안을 비교해서 그중에서 좋은 안을 택해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 남아 있는 유일한 방법이 빨리 전당대회를 거쳐 선출된 권력이 그전보다 훨씬 더 속도를 내고, 혁신을 해서 (국민의힘을) 외면하는 국민들의 시선을 잡고 신뢰를 얻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주진우 의원도 이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 의원은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은 필수"라며 "계엄을 옹호하거나 전직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 당의 확장성을 스스로 가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적 쇄신론에 대해서는 "과거에 책임 있는 분들이 당을 앞장서서 이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당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며 백의종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인적 청산만을 강조한 나머지 당이 쪼개지거나 개헌 저지선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앞서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조경태 의원도 인적 쇄신을 통한 당 개혁을 주장한 바 있다. 나아가 '혁신 후보' 간 단일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후보자 중심의 대혁신 원탁회의에서 단일 후보자 선정 방식과 당 혁신 공동강령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토론하고 결정하자"고 했다.
앞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도 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인적 쇄신을 강조하기보다는 지금은 단일대오로 뭉쳐 거대 여당의 입법 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시기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0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재명 정권과 맞서 싸울 수 있는 강한 투쟁 정당을 만들겠다"며 "강한 야당으로 국민의힘을 복원하겠다. 당 안팎의 분열을 치유하는 정직한 리더십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당이 더 넓게 단합하고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하는, 더 높은 수준으로 당의 발전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혁신해야 된다"고 했다.
장 의원은 전날 출마 선언 회견에서 "내부 총질과 탄핵 찬성으로 윤석열 정부와 당을 위기로 몰아넣고 이제 와서 민주당이 만든 극우라는 못된 프레임을 들고 와 극우몰이를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국민의힘 107명 의원을 단일대오로 만들어 의회폭거를 자행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민주당 그리고 이재명 정부와 제대로 싸우게 만드는 것이 바로 혁신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력한 당권주자로 분류되던 한동훈 전 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전당대회 대진표도 확정돼 가는 분위기다. 다만 한 전 대표는 '개혁파' 후보로 분류되는 조경태·안철수 의원 등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퇴행 세력들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연대를 만들어 전진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정치는 '윤어게인'이 아니라 '보수어게인'"이라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