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지출 늘었는데 68.8조 구조조정?…"증가폭 줄인 만큼 '절감' 계산"

내년 의무지출 39.1조 늘어 426.8조교부세·교육교부금서 63조 구조조정 효과기존 산식보다 덜 늘어난 금액 '절감' 반영

뉴시스
2026년 09월 08일(화) 11:35
[서울=뉴시스]
[나이스데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방교부세 등 주요 의무지출 규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의무지출 68조8000억원을 구조조정했다고 밝힌 것은 의무지출 특유의 산정 방식 때문이다.

실제 전체 의무지출은 올해 387조7000억원에서 내년 426조8000억원으로 39조1000억원 늘어난다. 그럼에도 구조조정 실적이 잡힌 것은 기존 제도와 산식을 그대로 뒀을 때보다 지출 증가폭을 줄인 금액까지 '절감'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8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재량지출 38조6000억원과 의무지출 68조8000억원 등 총 107조원 이상을 구조조정했다.

정부가 의무지출 구조조정을 별도 목표에 포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무지출은 법률에 따라 지출 의무가 발생하거나 지출 규모가 정해지는 예산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방교부세, 연금·사회보험 지출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중기 재정계획을 봐도 의무지출 자체는 계속 증가한다.

올해 387조7000억원에서 내년 426조8000억원으로 늘고, 2028년 471조9000억원, 2029년 511조8000억원, 2030년에는 537조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026~2030년 연평균 증가율은 8.5%다.

정부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연금·의료 등 복지지출 증가와 국채 이자 부담 등으로 의무지출이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68조8000억원의 구조조정 실적이 잡히는 것은 재량지출과 의무지출의 구조조정 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재량지출은 사업을 폐지하거나 예산을 줄여 전년보다 실제 지출이 감소한 금액을 구조조정 실적으로 산정한다.

반면 의무지출은 법률이나 일정한 산식에 따라 지출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제도를 손보지 않았다면 지출했어야 할 금액과 제도 개편 이후 실제 지출할 금액 사이의 차이를 구조조정 실적으로 잡는다.

예를 들어 올해 100인 의무지출이 기존 제도를 유지하면 내년 150으로 늘어나지만 제도 개편을 통해 120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면 실제 지출은 전년보다 20 늘어난다. 하지만 정부는 150과 120의 차이인 30을 구조조정한 것으로 계산한다.

기획처 관계자는 "재량지출과 의무지출은 구조조정 계산 방식이 다르다"며 "재정당국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100에서 150으로 늘어났을 것을 120이 되게 했다면 30을 구조조정 금액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무지출 구조조정 효과의 대부분은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 산식 개편에서 발생했다.

기획처에 따르면 의무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약 69조원으로, 지방교부세 30조5000억원, 교육교부금 32조5000억원, 구직급여 1조4000억원 등이 주요 항목이다. 이 가운데 교부세와 교부금에서만 63조원의 구조조정 효과가 발생했다.

정부가 최근 10년 내국세 증가 추세를 웃도는 추가세수에 연동돼 늘어날 교부세와 교부금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는 방식으로 지출 구조를 개편한 데 따른 것이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새 산식을 적용한다. 다만 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줄어들 경우에는 그 차액을 보전하는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실제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 본예산 71조6687억원보다 10.1% 늘어난 78조8718억원으로 편성됐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지방교육재정이 축소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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