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서면제청' 즉답 피한 조희대, 축사에선 "법의 지배 소중"

변호사대회 축사…"신속재판 흔들림 없게 할 것"축사 이후 취재진 질문에는 입 열지 않은 채 퇴장서영교 법사위원장, 면전서 "무게 가져달라" 지적헌재소장 "재판소원, 변호사 업계 역할 중요" 당부

뉴시스
2026년 08월 24일(월) 15:55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서 축사를 마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나이스데이] 대법관 후보 '서면 제정'과 관련해 청와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검찰의 수사권 폐지, 재판소원 등 사법제도 개편과 관련해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에 힘쓰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서면 제청 논란에 대해서는 침묵을 이어갔다.

조 대법원장은 24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연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 축사를 통해 "사법부는 본연의 임무인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제도가 큰 변화를 맞은 지금, 국가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통제하고 국민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법의 지배라는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법권을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행사함으로써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책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는 최근 사법제도의 변화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다양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언제나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변호사 단체를 비롯한 법조계와 긴밀히 소통해 사법제도가 오직 국민을 위해 자리 잡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행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서면 제청 논란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합의 없는 제청이 부당하다는 지적을 어떻게 보는가'라거나 '(대법관 임명 제청) 반려 가능성도 나오는데 입장이 있나'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 명만 반려될 경우 어떻게 할 계획인지 묻는 말에도 마찬가지였다.

서영교, 조희대 면전에서 "그 자리에 무게를 가져라"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서 서영교 국회 법사위원장의 축사를 지켜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조 대법원장은 행사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마주하기도 했다. 법사위는 오는 31일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과 관련해 조 대법원장의 국회 증인 출석 요구를 의결한 바 있다.

서 위원장은 "판사는 확실하게 진실을 좇아야 한다"며 "우리는 내란을 경험했고 검사 출신 대통령을 만들었더니 대통령이 위로부터의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은 무기징역, 국무총리는 징역 15년, 법무부 장관은 징역 25년이 선고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사장에 있던 조 대법원장을 향해 "저하고 요즘 껄끄러운 상황이지 않나. 더 진실하게 그리고 그 자리에 무게를 가져 주셔야 한다"고 발언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에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각각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영교 국회 법사위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축사를 지켜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간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두고는 청와대와 조율을 거친 뒤 합의가 끝나면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을 해 오는 게 관례였지만, 노 전 대법관의 후임에 대해선 지난 1월 제청 대상 후보 4명이 정해진 뒤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결국 서면으로 임명을 제청했으며, 서면 제청이라는 방식에 대해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협의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청와대는 서면 제청 방식에 대해 협의한 바 없고 "협의를 건너뛴 유례없는 일방 통보"라 밝히며 손 부장판사 임명 제청 반려 등 '제청 거부' 방식을 검토 중이다.

헌재소장, 재판소원 관련 "모든 법조인에 성찰 요구"

다른 내빈들은 검찰청 폐지와 재판소원 도입 등 사법제도의 변화와 관련해 변호사 업계의 역할을 당부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재판소원 제도는 법을 해석하고 실현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법조인에게 헌법의 최고규범성을 보다 분명하게 인식하고 헌법의 시선으로 자신의 판단을 겸허히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조희대(왼쪽) 대법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서영교 국회 법사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어 "새로운 제도가 국민의 신뢰 속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본래의 취지를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 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대변해 온 변호사 여러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최근 사직서를 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 "오늘날 법치주의는 주권자인 국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안전하게 만드는 적극적, 실천적 가치로 변화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치주의 목표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즉 인권을 지키는 것이고 진정한 법의 지배는 정의로운 법이 모두에게 공정하고 평등하게 적용될 때 이뤄질 수 있다"며 "변호사 여러분이 법률전문가로서 권력의 건강한 비판자이자 국민의 든든한 조력자로 함께 할 때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는 더 굳건해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올해 변호사대회는 '사법제도의 변화에 따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주제로 수사-기소 분리, 재판소원 도입, 법조인 수급 결정 방식 등 변호사 업계 현안을 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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