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 月소득, 1500만원 넘었다…하위 10%와 격차 21배

1분기 상위 10% 가구 소득 1538만원…3.8% 증가하위 10%는 73만원으로 0.9%↓…2년째 마이너스반도체에 편중된 성장세로 소득 K자 양극화 심화전자업종 대기업 2500만원…임시·일용직 172만원주식시장·부동산 호황으로 자산 격차도 확대 추세

뉴시스
2026년 06월 08일(월) 10:52
10일 새벽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 인력시장에서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email protected]
[나이스데이]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편중된 경기 회복세로 인해 소득의 'K자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상위 10% 고소득층의 월평균 소득은 1500만원을 돌파한 반면, 하위 10% 저소득층은 소득이 오히려 감소했다.

8일 국가데이터처의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10분위(상위 10%) 월평균 가계소득은 1538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상위 10% 가계소득이 월 15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득 9분위 (상위 10~20%) 가계소득은 936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1분기 9분위와 10분위를 합친 소득 상위 20% 가계에서는 근로소득(2.5%), 이전소득(25.1%), 비경상소득(17.6%) 등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득 1분위(하위 10%)는 전 소득 구간 중 유일하게 소득이 감소했다. 1분위 가계소득은 73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2024년 1분기(75만5000원) 이후 2년째 감소세다. 1분위 가구는 근로소득이 10.2%, 비경상소득이 44.4%씩 줄었다.

이에 따라 하위 10% 대비 상위 10% 소득을 뜻하는 10분위배율은 지난해 1분기 19.9배에서 올해 1분기 20.9배로 벌어졌다. 10분위배율이 20배를 넘어선 것은 2023년 1분기(21.4배) 이후 3년 만이다.

정부는 반도체 업종 대기업 등 일부 산업 근로자에 편중된 소득 증가세가 격차 확대의 주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명절의 영향으로 고소득 가계에서 세뱃돈, 용돈 등 이전소득이 증가한 것도 소득 격차가 벌어진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1분기에는 명절 상여금과 성과급이 대기업 위주로 많이 지급돼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300인 이상 사업장들은 소득이 많이 늘었는데 300인 미만 사업체들은 소득이 많이 안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이 라인에서 EUV 공정을 적용한 첨단 모바일 D램이 생산된다. (사진 = 삼성전자 제공) 2022.7.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최근 임금 증가세는 업종별, 고용형태별, 기업규모별로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2월 반도체업이 포함된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근로자 임금은 1659만8000원으로 전년 동월(671만7000원) 대비 147.2%나 급증했다.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업종이면서 300인 이상 사업장의 상용직 근로자인 경우 임금이 2505만3000만원에 달했다. 1년 전(835만5000원)에 비해 임금이 200% 가량 증가한 것이다.

반면 임시·일용직 근로자 2월 임금은 172만원으로 전년 동월(173만6000원)보다 오히려 1.1% 감소했다.

또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임금은 지난해 2월 651만5000원에서 올해 2월 872만3000원으로 33.9% 증가한 반면, 30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임금은 362만4000원에서 402만7000원으로 11.1% 늘어나는데 그쳤다.

최근 주식시장과 부동산 호황으로 인한 가구간 자산 격차도 확대되는 추세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10분위(상위 10%) 가구의 순자산은 21억7122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하지만 1분위(하위 10%) 가구 순자산은 -771만원으로 전년(-669만원)에 비해 오히려 가계 부실 규모가 확대됐다.

주요 경제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 대 후반에서 3%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인해 경기가 지난해(1.0%) 부진에서 올해는 완연한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성장의 온기가 경제 전반에 골고루 미치지 못하면서 저소득 가계가 체감하는 경기 상황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이에 따라 양극화 해소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년 동안 반도체 부문 대기업 상용직 노동자들은 임금이 크게 올랐지만 중소기업 반도체 종사자나 임시직·일용직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후퇴했다"며 "어떤 분야 노동자들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면 세금을 통해 사회에 환류를 시켜주면 되는데, 현행 조세체계는 고소득자에 대한 공제 혜택이 너무 커 세율만큼 세금을 걷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세재정의 재분배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자산과세와 대기업,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만 혁신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고,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모두의 성장, 진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 초과이윤을 사회연대임금·사회연대기금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적극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뉴시스] 2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1~3월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이 6.59배로 전년 동기보다 0.27배포인트 악화됐다. 대기업 성과급·상여금 집중과 고소득층 이전소득 증가 등이 양극화 심화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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