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현금 찬스'로 한강뷰·강남 아파트 쇼핑…1700억 탈루 적발

국세청, 부동산 탈세혐의자 127명 적발해 조사주택취득 규모만 3600억원…편법증여·사업소득 누락국세청 "투기성 거래·우회 증여 등 가산세로 엄정대응"

뉴시스
2026년 05월 19일(화) 14:56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나이스데이] #1. 2주택자인 김모씨(가명)는 최근 한강뷰로 유명한 고가 아파트를 대출 없이 30여억원에 취득해 3주택자가 됐다.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했는데, 국세청 확인 결과 중견기업 대표인 부모로부터 현금을 편법 증여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3주택자로 최근까지 20여억원의 막대한 시세 차익을 얻었다.

#2.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 박모씨는 강남 3구의 초고가 아파트를 50여억원에 매입했다. 조사 결과 박씨는 병원 수익 중 비급여 진료비를 현금 결제하도록 유도해 모은 자금과 부모로부터 편법 증여 받은 자금으로 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누락한 사업소득에 대한 소득세와 함께 증여세를 추징할 방침이다.

부모 찬스로 막대한 자산을 불법 증여 받아 한강뷰 아파트 등 고가 주택을 취득한 부동산 탈세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세청은 탈루 혐의로 취득한 주택 규모가 3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세청은 19일 대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부모로부터 편법 증여를 받거나 시세 차익을 노리고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는 등 부동산 탈세 혐의자 12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탈루 금액은 약 1700억원이며 편법으로 취득한 주택 가액은 약 36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조사는 2024년 이후 이뤄진 고가 주택 취득 거래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의 수법은 크게 투기성 거래와 편법 자금 조달로 나뉘었다. '현금부자' 거래나 부모 찬스 거래, 누락한 사업소득을 활용한 거래 등이 대표적이다.

대출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고액 자산가 부모에게 편법 증여를 받거나 사인 간 채무를 과도하게 설정한 경우, 시세 차익을 노리고 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다주택자, 시장 과열 조짐이 나타난 가격 상승 지역에서 편법 자금 조달로 주택을 취득한 경우,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취득 사례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조사 대상 127명 가운데 각 유형별 인원은 30여명 수준이다.

[세종=뉴시스] 국세청은 강남 8학군의 고가 아파트를 대출 없이 30여억원에 취득한 사례도 적발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30대 박모씨는 배우자와 함께 해당 아파트를 전액 자기자금으로 공동 취득했다. 조사 결과 고액 자산가인 부친이 비슷한 시기 해외주식 30여억원어치를 매각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세청은 해외주식 매각 대금의 사용처를 확인해 편법 증여 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자료 = 국세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세청은 강남 8학군의 고가 아파트를 대출 없이 30여억원에 취득한 사례도 적발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30대 박모씨는 배우자와 함께 해당 아파트를 전액 자기자금으로 공동 취득했다. 조사 결과 고액 자산가인 부친이 비슷한 시기 해외주식 30여억원어치를 매각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세청은 해외주식 매각 대금의 사용처를 확인해 편법 증여 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부모로부터 허위 차용증을 작성해 증여세를 탈루한 사례도 있었다. 30대 초반 사회초년생 정모씨는 소액 담보대출만 받고 강남권 신도시의 20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했다. 조사 결과 상가 건물주인 부친에게 약 10억원을 차입한 것으로 꾸며 차용증을 작성했는데, 상환 기한을 부친 사망 시점으로 하고 이자도 일괄 지급하도록 기재하는 등 통상적이지 않은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소득 중 현금 매출을 누락해 주택을 취득한 사례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서울 강북 한강변 소재 아파트를 20억원에 취득한 농산물 도소매업자 조모씨는 농산물 유통·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매출 신고를 의도적으로 누락한 자금을 주택 취득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세청은 소득 누락 혐의가 있는 관련 사업체까지 조사 대상으로 보고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강남 4구와 마용성뿐 아니라 서울 비강남권과 경기 일부 지역 거래 동향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특히 최근 거래가 집중되며 가격이 급등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자금조달계획서를 실시간으로 공유받아 소득·재산 내역과 연계해 탈루 혐의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한편 국세청은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한 전수 검증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1차 조사에 이어 추가 세무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최근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 이후 편법 증여와 우회 거래 등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탈세를 초기 단계부터 적발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적발 시 최대 40%의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는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사업자 대출을 유용해 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사례에 대해서는 상반기 자진 시정 기회를 부여한 뒤 하반기부터 전수 검증에 착수해 사업체 전반의 탈루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부동산 거래 과정의 불법·탈세는 조세 정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청년과 서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등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며 "시장 불안을 초래하는 투기성 거래와 부의 이전을 위한 편법 자금 조달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부동산 탈세혐의 사례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 국세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이 기사는 나이스데이 홈페이지(www.nice-day.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nice-day.co.kr/article.php?aid=14961757326
프린트 시간 : 2026년 05월 19일 17: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