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기간제법, '2년 이상 절대고용 금지법' 돼…현실적 대안 논의해야"

李,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靑 초청간담회…노동 현안 청취
"노동계약 2년 지나면 정규직 조항, 실업 강제 측면…실용적 해결 고민해야"
"(정규직으로) 선발돼 좋은 자리 차지했으면 좋은 대우 받아야 한다는 것은 왜곡"
"소상공인 집단교섭 등 최소 단결권 허용해야…노동3권 작동 의문"
민주노총에 사회적대화 참여 요청…"우리 정부서 그러지 않았으면"
민주노총 '피지컬 AI' 우려에는 "너무 공포감 가질 필요 없어"

뉴시스
2026년 04월 10일(금) 16:36
[나이스데이]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만나 "노동계약 2년이 지나면 정규직을 해야 한다는 법 조항이 형식적으로는 아주 좋은데 현실로는 실업을 강제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실용적으로 해결할지 고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소상공인의 집단교섭 등 최소 단결권 보장과 노사정 간 지속적인 대화 필요성을 언급하고,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가맹조직 위원장 24명과 약 90분간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노동 현장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노동이 존중받는 나라, 함께 만드는 상생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민주노총과 별도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기간제법에 대해 "2년을 넘는 경우 상시 고용으로 전환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 사실 '2년 이상 절대고용 금지법'이 돼버렸다"며 "보호하자는 게 보호는커녕 '방치 강제법'이 돼버렸으니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고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양극화와 관련해서는 "똑같은 일을 하는데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에 훨씬 더 (임금을) 적게 주는 게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같은 일을 하고도 덜 받고, 비정규직 기간이 짧을수록 더 적게 받는데 이것은 완전히 반대로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노동 양극화를 강제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또 "선발돼서 좋은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큰 왜곡"이라고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소상공인의 단체교섭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소상공인들도 집단적 교섭을 허용하고 최소한 단결권은 허용해야 된다"며 "사안별로 납품 업체 또는 체인점·지점끼리 집단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현재는 공정거래법에 의해 (이런 행위가) 다 처벌 (대상이 돼) 금지되고 있다"고 했다.

노동 문제 해결 방식과 관련해선 "본질적 약자인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전통적·역사적으로 증명된 것이 있다. 조직해서 집단적으로 교섭하고, 안 되면 집단행동으로 실력을 행사해도 된다는 것"이라며 "단결권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니까 실효적으로 과연 노동 3권이 작동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조직 노동자 보호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조직 노동자들이 문제"라며 "85% 이상 되는 미조직 노동자들은 오갈 데 없이 개별적으로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고 했다. 또 "중간 착취에 대해 많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정규직 중심 구조에 대해서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제 정규직을 절대 안 뽑는다는 것이 아주 당연한 상식이 돼 버렸다"며 "다음 세대는 정규직 자리를 결코 누릴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아주 탈퇴한 지 오래됐다. 이해한다"면서도 "최소한 우리 정부 안에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이 존중되고 일터가 안전하고 부당한 양극화가 없어지려면 사회 문화와 제도를 통째로 바꿔야 하는데, 그러려면 정말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정부가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책임을 져 주고 정말 진지한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상황을 확인하고 양보하는 만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들은 더 본질적으로 약자라서 노동조합의 조직률을 향상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말씀을 자주 드린다"며 "종전에는 노동자들이 조직 활동을 하면 빨갱이 취급하고 공산당 아니냐는 식의 인식들이 있었는데 그것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노동조합의 조직률을 높이기 위한 실현 가능한 정책이 있으면 하고 싶은데 잘 생각이 안 난다"며 "노동계에서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노동계의 적극적인 동참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 문제는 제도적으로 노력하고 정책적으로 노력도 하지만, 노동계의 참여도 중요한 것 같다"며 "산업 현장의 안전 시설 미비나 조치 부족 문제는 정부 단속만으로는 어려워서 노동계도 단속이나 사전 관리에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동계 동참에 따른 비용을 정부가 일부 지원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일자리 우려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너무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양 위원장이 '피지컬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대체 우려를 전한 데 대한 답변이다.

이 대통령은 향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한자리에 모여 개별 의제까지 투명하게 논의하자며 노사정 대화의 지속적인 협력도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산업전환 시대에 부합하는 적극적인 고용 정책 수립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노동자 참여가 보장되는 노동안전대책 마련,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고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어진 비공개 종합토론에선 건설안전특별법 제정과 홈플러스 사태 해결, 언론의 공공성 회복, 보건의료 기준 제도화 등 각 산업별 현안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뉴시스
이 기사는 나이스데이 홈페이지(www.nice-day.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nice-day.co.kr/article.php?aid=14495946492
프린트 시간 : 2026년 04월 10일 2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