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70%"…'비만약 돌풍' 3분기 승자는 위고비

위고비 출시1년…국내 비만약 시장도 폭풍성장
3분기 비만약 시장 311%↑…위고비, 70% 점유
청소년 치료·심혈관 예방까지 GLP-1 확장 질주

뉴시스
2025년 12월 29일(월) 11:12
[나이스데이]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강력한 경쟁제품 등장에도 지난 3분기에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며 비만 치료 돌풍의 중심에 섰다.

29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에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11% 성장한 20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매출은 1420억원으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지난 3분기는 세계 시장을 강타한 두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주사제가 모두 국내에 출시돼 경쟁을 본격화한 시기다.

8월에 한국릴리가 '마운자로'를 출시하며 경쟁이 격화됐으나, 3분기 위고비가 비만 치료 패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위고비는 국내 출시 1년(작년 10월 출시)을 맞은 시점이다. 특히 8월부터 위고비의 약가를 내렸음에도 수요와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릴리의 마운자로는 3분기에 28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에 진입했다.

위고비는 작년 10월 국내 출시 직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23년 4월 비만 치료 목적으로 국내 허가 획득 후 사용 범위를 계속 넓혀왔다. 작년 8월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와 올해 10월 청소년 비만 치료에 대한 적응증이 각 추가됐다.

미국에선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용으로도 쓸 수 있게 지난 8월 FDA의 승인을 받았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를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도 진행 중이다.

이 기간 GLP-1 주사제들과 달리 기존 비만약 시장을 이끌던 약물들은 입지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삭센다와 큐시미아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단순한 GLP-1 열풍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다.

전문가들은 위고비 등장이 비만 치료 패러다임을 '단순 감량 중심'에서 '광범위한 대사 건강 개선과 생활 변화까지 고려하는 치료'로 이동시켰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비만 환자의 상당수가 고혈압·당뇨병·지질이상증 등 대사질환을 동반하는 상황에서 체중 감량만으로 치료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위고비의 임상적 강점도 시장 확장에 힘을 보탰다. 위고비는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STEP' 임상연구 시리즈에서 최대 20%를 초과하는 체중 감량 효과와 복부 지방 및 대사 지표 개선을 입증했다. 대규모 임상시험 'SELECT'에선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20% 줄였다. 실제 진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STEER' 연구에서는 경쟁 약물 대비 심혈관 사건 위험을 57% 낮췄다. 이러한 임상적 차별점이 결국 의료진의 선택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위고비는 비만 치료제의 세대 교체를 일으켰으며, 최초로 두 자릿수의 체중감량 효과는 물론 대사질환 개선 효과를 대규모 연구로 입증하면서 GLP-1 제제를 통한 비만 치료 돌풍의 주역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위고비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는 인간 고유의 GLP-1과 구조적 유사성이 94%에 이를 정도로 작용 기전이 확립돼 있고, GLP-1 계열 치료제 중 가장 폭넓은 연구 결과가 축적돼 있어 앞으로도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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