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진출' 송성문 "몇 년 전까진 상상도 못해…100점짜리 계약"[일문일답]

송성문, MLB 샌디에이고와 4년 1500만 달러에 계약
"이정후·김혜성 만남 기대…김하성 조언도 도움 돼"

뉴시스
2025년 12월 23일(화) 11:39
[나이스데이] 송성문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성공했다. 송성문은 메이저 로스터 입성을 목표로 올겨울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샌디에이고와의 계약을 마친 송성문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을 만나 "구단에서 많은 관심 보여주시고 좋은 조건도 제시해 주셨다. 계약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KBO리그에서 온 송성문과 2029시즌까지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샌디에이고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송성문의 영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전날(22일) 나온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계약 규모는 4년, 총액 1500만 달러(약 222억원)에 달한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해 프로에 입성한 송성문은 지난해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88득점 21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거듭났다.

올해도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103득점 25도루에 OPS(출루율+장타율) 0.917을 기록, 리그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선 송성문은 시즌을 마친 뒤 빅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협상 마감 시한을 하루 남기고 현지 보도를 통해 그의 샌디에이고행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송성문은 "미국 갈 때부터 설레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이제 또 다른 시작이라는 생각에 걱정도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미국으로 넘어가서 단장님, 부단장님과 식사도 하고, 대화도 많이 나눴다. 축하도 해주시고,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해주셨다. 그러면서 설렘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3년 전의 송성문이었다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이다.

프로 데뷔 이후 KBO리그에서 평범, 혹은 그 이하의 선수에 불과했던 송성문은 데뷔 10년 차를 맞아 기량을 만개, MLB 입성까지 성공했다.

이날 송성문 역시 "많은 분들도 그러겠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미국에 가는 것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샌디에이고라는 명문 구단과 함께할 수 있게 돼 야구 인생에 굉장히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점수로 쳐도 100점짜리 계약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가 샌디에이고 입단을 확정하면서 '히어로즈 더비'도 자주 펼쳐지게 됐다.

송성문과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 모두 MLB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뛰고 있다. 이들의 소속팀은 한 시즌 동안 각각 13경기씩 맞대결을 펼친다.

이에 송성문은 "미국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데 분명 외로운 시기가 있을 것이다. 같은 지구에 가장 친한 (이)정후와 (김)혜성이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마음에 위로가 될 것 같다. 자주 만날 수도 있다. 되게 즐거울 것 같고 기대가 된다"고 밝게 웃었다.

◇다음은 송성문과의 일문일답

-계약을 마친 소감.

"일단 이렇게 계약 잘 마무리하고, 또 샌디에이고 구단에서 좋은 조건도 많이 제시해 주시고 많은 관심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계약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시점은.

"계속 관심을 보여줬던 것은 사실이지만 또 구체적인 계약 조건 같은 것은 제가 인터뷰했을 때도 사실 나온 게 없었다. 샌디에이고에서 구체적인 제안을 먼저 주시진 않았지만, 관심은 계속 보여 주셨다. 저 또한 좋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던 순간 기분은.

"일단 미국에 갈 때부터 설레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이제 또 다른 시작이라는 생각에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샌디에이고 넘어가서 단장님, 부단장님이랑 저녁 식사도 했다. 너무 축하해 주시고, 또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앞으로 팀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와 같은 얘기도 나눴다. 그러면서 걱정이나 설레는 마음이 좀 더 커졌던 것 같다"

-샌디에이고를 선택한 이유.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샌디에이고에서 제게 굉장히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또 지속적으로 관심도 많이 가져주셨고,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많이 불어넣어 주셨다. 그런 부분에서 미국 에이전트, 한국 에이전트 대표님이랑 잘 상의해서 결론을 내렸다"

-샌디에이고에 박찬호 고문이 있는데 계약에 영향을 미쳤나.

"아니다. 그런 부분은 없었다. 주위에 그런 것보다는 샌디에이고와 저 사이의 좋은 교류와 감정으로 이렇게 좋은 계약을 성사한 것 같다"

-계약 과정에서 가장 긴장된 순간은.

"메디컬 테스트 결과를 기다릴 때. 제가 원래 부상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혹시 뭐가 나올까, 뭐가 나오면 미국 열심히 갔는데 맨손으로 돌아올까 봐, 그 순간은 조금 걱정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영상 같은 거를 봤을 때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해서 그런 부분에서 걱정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고, 짧게 갔다 왔기 때문에 시차 적응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마이너 거부권도 계약에 들어 있나.

"아니다. 그건 없다. 계약 세부 사항은 다 나온 걸로 알고 있다"

-이번 계약을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을 줄 수 있는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미국에 가는 것을 상상도 못 한 분들이 많으셨을 것이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매우 만족하는 계약이다. 또 샌디에이고라는 명문 구단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제 야구 인생에 굉장히 영광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점수로는 100점이라고 얘기하겠다"

-샌디에이고에서 뛰었던 김하성이 조언해 준 것이 있나.

"정말 너무 좋은 도시고, 또 좋은 팀 메이트, 좋은 현장, 프런트 직원들 덕분에 너무 즐겁게 생활했다고 얘기해줬다. 또 팀 메이트들이 잘 챙겨주기 때문에 가면 적응하기 정말 좋을 거라고 해줬다. 워낙 형이 친한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적응적인 부분에서 또 형의 도움을 받아야 될 것 같기도 하다. 또 경험을 했다 보니까 저 역시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도움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걱정이 좀 덜어진 것 같다. 구단에서도 하성이 형에 대해서 너무 좋게 얘기를 해 줬다"

-팀에서 빨리 호흡 맞추고 싶은 동료가 있나.

"모든 선수가 다 완벽한 선수들이라서 뭐 한 명만 뽑긴 그렇지만, 한 명만 뽑자면 그래도 매니 마차도 선수다. 팀에서 가장 슈퍼스타고, 제가 또 학창 시절, 어릴 때부터 봐왔던 선수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기대가 되는 것 같다"

-계약하러 가서 만난 선수 있나.

"없다. 텅텅 비어 있었다"

-샌디에이고는 내야가 탄탄한 팀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정말 최고의 무대이기 때문에 어느 팀을 가든 경쟁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 팀이든, 어느 리그에 있든 제가 그 자리에서 경쟁을 하고 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다보면 배우는 것도 많다. (김)하성이 형이 미국에 가서 경쟁에서 살아남고, 또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더 성장을 했듯이 저도 그런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현지에선 2루수로 기용할 가능성을 높게 보는데.

"제가 주전 선수로 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포지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국내에서 수비 훈련을 할 때도 2루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포지션에서 최대한 준비를 하려고 한다"

-24번은 이미 주인이 있는데 등번호는 몇 번을 달 계획인가.

"남는 거 달 생각이다. 제가 뺏을 수는 없다. 상황이 된다면 물어볼 수는 있겠지만 그 선수가 바꿀 의향이 없다고 하면 당연히 남는 번호를 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저는 등번호에 대해서 열려 있는 편이기 때문에 굳이 고집을 하지 않을 것 같다. 예전에는 선호하는 번호도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24번이 아니라면은 남는 번호 중에 제가 끌리는 번호를 선택할 것 같다"

-계약에 신인왕, MVP 관련 내용은 선수 측에서 제안했나.

"그거는 에이전트 쪽에서 그런 계약 조건이 이제 있다고만 얘기를 들었다. 누가 먼저 제시했는지는 물어보질 않아서 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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