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넷플릭스와 첫 협업 "코리안 스타일로"
뉴시스
2025년 11월 26일(수) 10:41
[나이스데이] 나영석 PD가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기존 tvN 예능 '신서유기' 스핀오프로 기시감을 주는데, 또 비슷한 포맷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 PD는 25일 서울 용산동 CGV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넷플릭스 '케냐 간 세끼' 제작발표회에서 "과감하게 시도한 새로운 콘텐츠는 절대 아니다. 오래된 형제가 뭉쳐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라서 익숙하게 봐온 느낌이 들 것"이라며 "넷플릭스와 처음에 이 콘텐츠를 기획할 때 '요즘 새로운 시도가 많아서 오히려 우리에게 모든 프로그램이 그럴 수 없으니 한 번 정도는 시청자들이 익숙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엇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버라이어티 하면 떠오르는 예능을 원해서 컬래버레이션이 성사됐다"고 털어놨다.

"물론 새로운 시도를 해 이 세상에 없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모든 크리에이터의 꿈이다. 한편으로 궁금증은 있다. 한국인에겐 20년 동안 봐온 예능의 변주인데, 이 익숙함을 즐겨온 팬들이 있다면 반갑게 즐겨주길 바랐다. 전 세계 시청자들에겐 '한국에선 이렇게 작업하고 즐기는데, 너희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고 싶었다. 자막도 많고 너무 코리안 스타일이지만, 넷플릭스에서 '어떻게든 번역해볼테니 해보라'고 해 '우리 진짜 코리안 스타일로 합니다' 하고 만들었다."

케냐 간 세끼는 개그맨 이수근, 그룹 '젝스키스' 은지원, '슈퍼주니어' 규현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담았다. tvN '신서유기' 시즌7(2019~2020)에서 파생한 세 사람의 공약 여행 버라이어티다. 2021년 티빙 '신서유기 스페셜 스프링 캠프' 후 4년 만의 스핀오프다.

나 PD는 "편집하는 데 큰 차이는 없었다. 방송은 꾸준히 만들어왔지만, 어느 날 경쟁이 심해져 길어졌다. 1시간이었는데 70분, 90분, 거의 2시간 가까이 하는 방송도 많다. 여러가지 환경 탓에 길어지는데, 넷플릭스는 광고가 없어서 부담이 적었다. 재미없게 긴 것 보다 '짧아도 상관없다'며 편하게 열어줬다"며 "현장에서도 '하루종일 찍어서 1시간만 나와도 돼'라고 했다. 게임 하거나 수다를 떨거나 관광할 때도 분량을 뽑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편하게 찍었다. 과자 먹고 맥주 한 잔 하면서 보는 가벼운 예능을 목표로 했다. 서바이벌 예능을 보다 보면 지쳐서 우리 프로그램에 손이 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 멤버 외 아이돌을 투입하지 않은 이유도 궁금했다. "넷플릭스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는 백화점이 된 것 같다. 가장 좋은 상품이 종류별로 모여있다"면서 "백화점 지하 1층에 가면 새로운 베이글 가게도 있지만 태극당도 있지 않느냐. 우리는 아주 오래된 좋은 가게라고 생각한다. 그 가게를 잊지 못해 찾아오는 국내 시청자, '이런 가게는 처음 봤는데 재미있네'라고 느낄 잠재적 외국 시청자를 고려해 만들었다. 이 세 멤버면 충분하다"며 만족했다.

김태호 PD가 지난해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2'에서 케냐와 기린호텔을 다뤘는데, 새로운 그림을 보여줄 수 있을까. "'가슴이 아프냐'고 묻는다면 가슴이 아프다. 김 PD님 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사파리, 기린 호텔 등을 다녀 왔다. 결국 같은 곳이라도 우리가 가면 다르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충분히 세 분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여기까지 오니까 욕심이 난다. 많이 봐주면 다음에 크루즈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2~3탄도 나오고 크루즈, 남극도 갈 수 있다"고 했다.

공동연출한 김예슬 PD는 "넷플릭스와 협업해 영광스럽고 기대하는 마음이 컸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작업하는 만큼, 가장 잘하는 전공 분야를 보여주는 게 맞지 않나 싶었다"며 "방송사와 달리 음악 저작권 비용이 많이 발생, 제작비를 걱정하는 마음에 음악은 자제 부탁드렸다. 세 분이 흥을 이기지 못하고 창작곡을 많이 불렀다. 케냐에서 출연자들의 순수한 리액션이 많이 나온다. '이런 면모도 갖고 있었나' 느꼈다. 함께 여행한다는 느낌으로 보면 참 재미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수근은 "나 PD는 평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첫사랑 느낌이 있다. 첫사랑은 결혼까지 못 가지만, 늘 그립고 보면 반갑다. (다시 만나는데) 시간이 6~7년 정도 꽤 오래 걸렸는데, 늘 어제 본 것처럼 반갑다"며 "촬영하는 느낌이 안 났고, 케냐에 간 하루하루가 기억날 정도로 즐거웠다. 우리가 즐겨야 방송에 다 담기는데, 이번 여행은 다 즐겼다. 코끼리가 앞에 있는데 벅차고 눈물이 났다"고 돌아봤다.

은지원은 "십오야 채널 600만 돌파 기념으로 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넷플릭스에서 한다고 해 어깨가 무거워졌다"면서 "전 세계에 나가니까 걱정이 많이 됐다. 우리가 즉흥적으로 하는 개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통역이 될지 싶다. 익숙한 만큼 편안하게 봐달라"고 청했다.

규현은 "우리나라에서 넷플릭스 예능을 제일 많이 했다. 형들이 하는 대로 휩쓸리는 스타일인데, 다 찍고 나서 우리가 하는 말장난, 개그를 어떻게 번역할까 걱정했다. 각국의 언어로 더빙하는 재미가 기대됐다. 셋이 '강호동 형이 왔으면 정말 좋아했겠다'고 얘기했다. 대자연을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싶었다"며 "메인으로 이 프로그램을 볼 필요는 없다. 세컨으로 편하게 봐 달라. 언제든지 볼 수 있다"고 했다.

총 6부작이다. 이 오후 5시 1~3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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