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감, 김현지 두고 파행 연속…몸싸움까지

김현지 출석 두고 갈등하다 두 차례 파행…결국 불출석
與 "한달 내내 마녀사냥"…野 "李대통령, 국민 상대로 쇼"

뉴시스
2025년 11월 07일(금) 17:48
[나이스데이] 국회 운영위원회가 6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출석을 놓고 여야 간 고성과 막말로 점철됐다. 여야는 이날 대통령비서실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김현지 실장의 출석을 재협의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 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시작한 대통령실 감사는 14시간이 지난 자정 12시2분에 종료됐는데, 여야 충돌에 두 차례 정회하는 파행을 빚었고 여야 간 갈등은 의원들의 몸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점심식사 후 이어진 감사가 파행한 뒤 오후 5시42분께 속개된 뒤 "현재 (김현지 실장이) 대통령실에서 대기 중이고 국회가 결의하면 언제든지 출석할 수 있게 하겠다는 (대통령실) 공지가 떴다. 지금이라도 여야 합의를 통해 김현지 실장을 국회(에 출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한 달 내내 한 사람에 대한 마녀사냥, 기자회견, 심지어 제보 현수막까지 (걸었는데) 공당의 행태가 이래도 되는 건지 참담하다"며 "윤석열 정부 검찰이 탈탈 털어서 무혐의로 끝난 것들을 재탕, 삼탕으로 의혹제기하고 색깔론 (공격), 허위사실 유포(까지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병기 운영위원장은 "양 간사가 합의하고 오라"고 했고, 유 의원과 문 의원이 국감장을 나가 별도 협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 했다.

다만 이후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현지 실장의 출석을 계속해서 요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국감은 현지에서 시작해 현지로 끝나는 현지 국감이 된 것 같다. 여야 협의 필요 없이 비서실장의 권한으로 국회에 출석하라고 지시를 하면 지금이라도 이 자리에 나올 수가 있다"고 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국회가 합의해 주시면 거기에 따르겠다"고 답하자, 송 의원은 "(대통령이 김 실장에게) 동행하지 않고 대기하라고 했던 그 말은 결국 국민한테 그냥 쇼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여야는 대통령실 인사 검증 문제와 대통령 영부인과 관련해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백승아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윤석열 대통령은 'V1', 김건희는 'V0'라고 불렀단 말이 있다. 사실상 '대통령 위다'라는 말이 있다. 국가교육위원장 개인 비서처럼 부리고 어좌에 앉아서 왕놀이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위원께서 느닷없이 김건희 여사 얘기를 꺼낸다. (현 정부는) 김건희 여사와 비교도 안 되게 훌륭한 영부인을 보유하고 있다. 법카로 과일 구매하고 코끼리 키우신 김혜경 여사가 있다"고 맞받았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현 정부의 인사와 관련해 "김병욱 정무비서관은 공무집행 방해, 경찰 폭행 전과가 있다. 대통령경호처의 박관천 정책관 내정자를 포함해 이재명 정권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총 전과 33범"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 측에서 "사과하라"고 고성이 터져 나왔다. 김 위원장이 장내를 정리하며 "좀 수준 높은 질의를 부탁드린다"고 하자, 서 의원은 "질의에 대해 수준을 논하는 데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면서 여당 측을 향해서는 "손가락질 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남이 살았던 인생에 대해서 폄하하거나 전과자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은 전 정의당 의원은 배진교 대통령실 경청비서관을 증인석에 세운 뒤 "(배 비서관은) 노동운동을 하다 새끼손가락을 절단 당하는 사고를 당해 두 마디가 없다"며 "저런 역사에서 시작된 민주화인데 이 분들을 전과자라고 매도하는 마지막 국정감사가 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주진우 참석 두고 1시간 만에 파행…이기헌·송언석 '배치기' 충돌

이날 오전 감사는 채현일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서 법률비서관을 지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국감 참여를 문제 삼으며 여야 간 공방을 벌이다 개시 약 1시간 만에 정회했다.

채 의원은 주 의원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비서관을 역임한 주 의원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매우 크다. 주 의원이 앉을 자리는 피감기관석"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제가 김현지 부속실장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하니 조직적으로 '입틀막'하는 것에 강력히 항의한다.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 출신도 운영위에 있지 않냐"고 반박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이 서로 목소리를 높이며 충돌하자 김병기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직후에는 의원들이 퇴장하는 도중 이기헌 민주당 의원과 송언석 의원 간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두 의원이 회의실을 빠져나가는 도중 배가 부딪쳤는데, 서로 물러서지 않으며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송 의원은 운영위 회의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갑자기 이 의원이 육중한 몸집으로 다가오더니 회의장 문을 나가려다 돌아서 있는 저와 그대로 몸을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뒤를 돌아 저에게 몸을 던지다시피 했다. 피해자는 저"라면서도 회의 속개 후 "개인적으로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 상황이 일단락됐다.

◆주진우 "김현지가 김병기보다 위" 발언 놓고 또 파행…약 1시간30분 뒤 감사 재개

이날 오후 감사는 주진우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김현지가 김병기 원내대표보다 권력서열이 위"라는 발언을 놓고 파행을 빚다 한 차례 더 정회하고 감사는 약 1시간30분 동안 중단됐다.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 위원들이 김현지 실장 얘기만 나오면 논의를 못 하도록 너무 고성을 지르시고 대신 변명하고 대신 고발도 해 주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용기 민주당은 의원은 주 의원의 발언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주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인용하며 "'김현지가 (김병기) 원내대표보다 권력서열이 위라는 것'이라고 썼다"고 말했다.

김병기 위원장은 주 의원의 페이스북 발언을 확인한 후 "김현지 실장이 권력자니까 내가 거기에 꼼짝 못 한다고 '야지'(야유·조롱)를 넣은 건데 위원장이 그 위원들한테 이런 대우 받으면서까지 위원회를 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간 고성이 계속됐고 김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주 의원은 약 1시간30분 뒤 회의가 재개된 후 "(김병기) 위원장께 어떤 사감도 없다. 위원장이 평소에 합리적으로 (운영위 회의를) 운영해 주신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위원들이 향후 제 발언에 끼어들지 않겠다고 하면 제가 글을 내리고 유감 표명을 하겠다"고 했다.

이후 주 의원은 문제가 된 부분을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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