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대표팀에 부는 새로운 바람…2003년생 황금세대의 등장 평가전 앞둔 대표팀에 2003년생 대거 승선 뉴시스 |
| 2025년 11월 04일(화) 1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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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전에도 '황금세대'는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에 태어난 추신수, 이대호, 오승환, 김태균, 정근우, 김강민 등이 한때 한국 야구의 주역이었다.
이들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 등극 등 역사적 순간을 써내며 한국 야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세월을 피할 순 없었다. 시간이 흐름과 동시에 하나둘씩 유니폼을 벗기 시작하더니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끝판 대장' 오승환마저 올해를 끝으로 마운드를 떠났다.
전성기를 일궜던 기둥들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대표팀도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2019년 프리미어12 준우승 이후 내리 하향곡선을 그렸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2023 WBC에서는 일본과 호주에 연속 패하며 1라운드 조기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머물렀다.
하락세를 탄 한국 야구를 되살리기 위해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해부터 국가대표 평가전을 도입했다. 올해도 오는 8~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와 2연전을 치르고, 15~16일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대표팀과 두 차례 맞붙는다.
다가오는 2026시즌에는 3월 WBC를 시작으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까지 국제 대회가 3개나 개최된다.
명예 회복이 절실한 대표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세대가 있으니, 바로 2003년생 '새 황금세대'다.
이들은 당장 이번 평가전부터 중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필두로 안현민, 박영현(이상 KT 위즈), 김영웅(삼성 라이온즈), 이민석(롯데 자이언츠) 등이 엔트리에 승선했다.
문동주는 올 시즌 24경기에 등판해 121이닝을 소화하며 11승 5패, 평균자책점 4.02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가을야구에서는 보직을 가리지 않는 투혼을 발휘한 덕분에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안현민의 활약도 놀라웠다. 그는 올해 혜성처럼 등장해 112경기에서 타율 0.334 22홈런 80타점 7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18을 기록했다. 출루율(0.448) 부문 1위, 타율 부문 2위를 달성,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떠올랐다.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도 손꼽힌다.
여기에 차세대 홈런왕 김영웅은 이번 가을야구에서 거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625(16타수 10안타) 3홈런 12타점 5득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올 시즌 세이브왕에 빛나는 박영현 역시 35세이브 5승 6패 평균자책점 3.39를 작성하며 리그 정상급 수문장으로 거듭났다.
이번 평가전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도영, 최지민(이상 KIA 타이거즈), 윤동희(롯데), 이재현(삼성) 등 다른 2003년생 선수들도 황금세대의 축을 이루고 있다.
안현민도 2003년생 황금세대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평가전 대비 대표팀 첫 소집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내년에 굵직한 국제 대회가 많은데, 2003년생 동기들이 어느 대회에서든 주축으로 뛰는 날이 올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2003년생 황금세대가 한국 야구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그들의 손끝에서 새로운 전성기가 머지않아 열릴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한국 야구가 세대교체를 향해 한 걸음씩 착실히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