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현성 "한석규, 멋진 어른…멘토 삼고파" tvN '신사장 프로젝트' 활약 뉴시스  | 
| 2025년 10월 29일(수) 10: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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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연기하는 걸 보고 '와~진짜 대단하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 1회 엔딩 장면이다. 기차 사고가 나기 전 탈출해 철길에 누워 '소문 못 들었나본데, 내가 신사장이야, 신사장!'이라고 외쳤다. 선배가 첫 테이크 때는 화내면서 하고, 두 번째는 방송 버전인 웃으면서 대사를 했는데 옆에서 보고 소름이 돋았다. 신사장 프로젝트 시작을 알리는 것 같았다. 짧은 시간에 다른 느낌으로 연기하고, 맛있게 잘 살려줬다. 촬영 안 할 때는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 챙겨줘 멋진 선배이자 좋은 어른이라고 느꼈다. 난 아직 먼 이야기지만, 많이 배워서 선배처럼 성장하고 싶다."
한석규(60)와 아버지뻘 이상으로 나이 차가 나 부담이 컸을 터다. "어릴 때부터 선배 작품을 많이 봐서 아무래도 부담이 있었다. 처음에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면서도 "촬영 세네 달 전부터 일주일에 두 세 번씩 선배, 감독님, 이레씨와 만났다. 하루에 4~5시간씩 리딩하고 밥 먹고 얘기를 나누면서 어색한 시간을 풀었다. 선배의 고정 질문이 있다. 처음 만나면 항상 첫 번째 질문으로 '어떻게 배우를 시작하게 됐니'라고 물어보더라. '어릴 때 서울에 혼자 올라와서 연기를 시작했다'고 얘기했고, 예전 생각이 많이 났다"고 털어놨다.
필립은 경찰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신사장 통닭집에 발령 났다. 초반에는 신사장에게 구박 받았지만, 조력자로 거듭났다. "부딪치는 장면이 많아서 재밌었고, 필립 캐릭터도 잘 살았다. 밀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힘들었다"며 "처음에 일해본 경험이 없어서 엉뚱하고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법 얘기 할 때는 버벅거리지 않고 툭 치면 한 번에 나올 정도로 연습했다"고 돌아봤다.
"필립과 비슷한 점이 많지는 않다. 초반의 필립은 융통성이 없고 무지식해보이는 면이 있는데, 난 '그럴 수 있지'라며 넘어가는 편이다. 필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공감하고, 겉으로는 상황을 해결해주지 않느냐. 나도 친구들 얘기를 들으면서 해결해주고 싶어한다. 내 나이보다 많고, 직업적으로도 성숙하다 보니 고민을 많이 했다. '더 성숙하게 연기를 해야 하나' 싶었는데, 주변에 필립과 비슷한 나이대 형들이 많아서 참고했다."
이 드라마는 1회 5.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11회 9.1%까지 찍었다. 12회 8.6로 막을 내렸다. "촬영할 때는 시청률이 잘 나올 거라는 상상을 못했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봤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처음부터 사랑해줘서 기분이 좋더라"면서 "아무래도 한석규 선배가 나와 시청자 연령대가 높다. 친구들에게 '부모님이 잘 본다. 나도 같이 보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부모님은 예전엔 '아들이 언제 나오나' 기다리면서 봤는데, 요즘은 '계속 나와서 좋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극본을 봤을 때 에피소드가 빠르고 통쾌하게 해결, 재미있게 보지 않을까 싶었다. 일상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점을 신사장이 해결해줘서 대리만족하면서 많이 봐준 것 같다. 신사장 같은 역을 맡으면 어떨 거 같냐고? 선배가 하는 걸 보고 그런 생각하기 쉽지 않은데, 나이 들어서 신사장과 비슷한 역을 맡고 싶다. 필립 같은 역에 구박을 주고 성장하는 걸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때도 선배들에게 배우면서 성장한 캐릭터라서 그런 생각을 했다."
전세 사기, 임금 체불 등 일상생활 속 문제를 다뤄 공감을 샀다. "촬영 전부터 (한석규) 선배가 중요한 얘기고 '모든 분들이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촬영 준비를 해달라'고 했다"며 "필립이 신사장과 대립되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법으로만 해결 안되는 게 있다'는 걸 깨닫지 않느냐. 이후 법의 선을 넘지 않는 쪽에서 신사장화된 것 같다. 전세 사기 에피소드는 바뀌게 된 포인트였다. 찜질방에서 '사장님이 이렇게 알아서 해결할 줄 알아서 믿고 있었다'고 했는데 변화하게 된 시점"이라고 짚었다. "이 신을 찍을 때 계약 관련 새로운 단어를 많이 봤다. '무슨 말이지?' 싶어서 챗 GPT한테 물어봤고, 새로 알게 된 지식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회에서 필립과 '이시온'(이레)은 연인으로 발전했다.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키스를 나눴는데, 로맨스 신이 적어서 아쉽지는 않았을까. "물론 더 나왔으면 재밌었겠지만, 딱 적당한 것 같다. 둘이 귀여우면서도 극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정도로 나왔다"며 "이레씨는 나보다 어린데, 선배라서 많이 배웠다. 낯은 가리지만, 친화력이 좋아 금방 친해졌다. 촬영할 때도 의논하면서 신을 재미있게 만들었다. 감독님이 하는 말씀을 듣고 금방 변화를 잘 주더라"고 했다.
2018년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데뷔한 지 7년 차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2(2020~2021)에서 율제병원 인턴 '장홍도', '우리들의 블루스'(2022)에서 노윤서와 혼전임신한 고등학생 커플로 주목 받았다. 이후 '가우스 전자'(2022) '기적의 형제'(2023) '경성크리처'·'조립식 가족'(2024) 등에서 연기력을 쌓았다. "성숙해진 게 느껴졌다면 다행"이라며 "전문적인 직업을 맡아 어색해 보일까 봐 열심히 준비했는데, 필립이로 봐줘서 감사하다. (한석규) 선배가 촬영할 때 '항상 전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상대방이 연기하는 걸 보고 듣고 말해라'고 조언해줘서 조금 더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티빙 '대리수능'(2027)에서 다시 교복을 입을 예정이다. 동안 이미지가 강한데, "30대가 넘어서도 교복을 입을 수 있다. 그런 이미지를 벗으려는 생각은 안 하고, 나중에 더 나이 들면 다른 이미지가 씌어져 서서히 변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여러 가지를 해보려고 한다. 착한 것도 나쁜 것도 하면서 나한테 맞는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열여덟 살에 SNS로 지금 소속사 연락을 받고,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 와 연기를 배웠다. 그 전까지는 구체적인 꿈이 없었다. 어릴 때는 지금보다 더 낯을 가렸는데, 연기하면서 나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재미있더라. 내가 살면서 내본 적 없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흥미를 느꼈다. 점점 역할이 커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표현이 많아지고 감독, 선배들과 소통하면서 연기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 아직 조금밖에 보여주지 않은 것 같고,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다. 군대 가기 전까지 얼굴을 많이 비추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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