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국힘 선거 조직·자금' 지원 정황, 한학자·정원주 구속 '결정타' 되나

한학자·정원주, 22일 오후 잇따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국힘 전대·대선에 조직·자금 지원…11만명 국힘 당원
통일교 1·2인자 공모에 구속 가능성…수사 분수령될듯

뉴시스
2025년 09월 22일(월) 10:37
[나이스데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고 윤석열 전 대통령 선거에 조직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는 한학자 총재가 22일 구속 갈림길에 선다. 특검은 여러 혐의와 관련된 피의자들로부터 진술과 물증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한 총재 구속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한 총재와 공범으로 통일교 '2인자'인 정원주 전 비서실장도 구속될 처지에 놓였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한 총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한 총재의 전 비서실장이었던 정씨 또한 이날 오후 4시부터 구속 심사를 받는다. 정 전 실장은 지난 2015년부터 한 총재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후 교단의 인사와 행정, 재정을 총괄한 '최고 실세'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등 네 가지다.

한 총재 등은 '정교일치' 이념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권 창출을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정 전 실장 또한 한 총재의 여러 혐의에 공범으로 가담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이들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은 현재 구속기소 됐으며, 권 의원 또한 구속된 상황이다.

특검은 한 총재가 정치권 로비와 금품 제공을 직접 승인하고 지시한 최종 결재자라는 점을 구속 심사에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는 우선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통일교 정책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추가 수사를 통해 권성동 국회의원이 한 총재에게 받은 관봉권 1억원 중 5000만원에는 왕자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자는 윤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재는 2022년 4월부터 7월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수천만원대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며 통일교 현안 해결을 청탁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이같은 로비 행위에 한 총재가 깊이 관여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 총재와 통일교 측은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한 총재는 또 2022년 2~3월 경기 가평 소재 천정궁에서 권 의원을 만나 현금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현금이 아닌 100만원 상당의 세뱃돈을 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한 총재를 만난 것은 맞지만, 쇼핑백에는 넥타이가 들어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특검은 당사자 간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점 또한 구속 수사가 필요한 사유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한 총재는 전씨에게 전달할 김 여사 선물을 통일교 자금으로 마련했다는 업무상 횡령 혐의와 자신의 원정 도박에 대한 수사 소식을 듣고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영장에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신도들이 대거 입당한 이른바 ‘집단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한 정당법 위반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통일교가 국민의힘 전대와 대선에 조직과 자금을 지원했다는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구속 심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과 한 총재는 이런 사실을 부인해 왔기 때문이다.

특검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당사와 당원명부를 관리하는 업체를 압수수색하면서 통일교 신자 약 11만명의 명부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 1만명은 2022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집단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압수수색한 자료를 분석하고 추가 수사를 거쳐 추가로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은 지난 17일 특검에 자진출석한 한 총재를 상대로 약 9시간30분 동안 조사를 진행한 뒤 하루 만에 신병 확보에 나섰다.

특검은 한 총재가 앞선 세 차례 소환에 모두 일방적으로 불출석하고, 공범인 권 의원의 구속영장 발부 상황을 지켜본 후에야 출석한 점, 조사에서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점,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영장 청구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 등이 구속된 상태에서 특검이 한 총재 신병까지 확보할 경우 통일교 집단 당원 가입 의혹 등 남은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
이 기사는 나이스데이 홈페이지(www.nice-day.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nice-day.co.kr/article.php?aid=11661718208
프린트 시간 : 2025년 11월 08일 18:1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