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전 종목 석권 놓친 한국 양궁…개인전서 金 '정조준'

혼성 단체전, 스페인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여자 대표팀, 2회 연속 결승행 좌절…동메달 수확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 김우진, 개인전 32강 탈락
홈 경기 부담 큰 듯…부담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

뉴시스
2025년 09월 11일(목) 10:57
[나이스데이] '세계 최강' 한국 양궁 리커브 대표팀이 16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2025 광주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명예 회복에 나선다.

대표팀은 전날(10일) 광주 5·18 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펼쳐진 단체전 결승전과 3위 결정전에서 금메달 1개(남자), 은메달 1개(혼성), 동메달 1개(여자), 총 3개의 메달을 합작했다.

아쉽다면 아쉬울 만한 성적이다.

한국 양궁 리커브는 명실상부 '세계 최강'으로 불린다.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전 종목을 석권하며 세계 최고의 기량을 뽐냈고, 2021 양크턴 세계선수권에서도 전 종목을 싹쓸이했다. 직전 대회인 2023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는 남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챙겼다.

이번 대회는 2009년 울산 세계선수권 대회 이후 치러지는 16년 만의 홈 경기이자 국내에서 개최되는 3번째 세계선수권이었다. 국내 첫 세계선수권은 1985년 서울에서 열렸다.

그러나 홈 경기의 부담감이 오히려 독이 됐을까,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대회 8연패에 도전한 혼성전이었다.

'막강 듀오' 김우진(청주시청)-안산(광주은행) 조는 예선 1라운드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순항을 이어갔다.

이들은 예선에서 총합 1393점을 기록, 2019년 스헤르토헨보스 대회에서 강채영(현대모비스)-이우석(코오롱) 조가 세운 1388점을 뛰어넘는 저력을 보였다.

이들은 준결승에서 독일을 누르고 결승에서 스페인을 만났으나 2-6 큰 점수 차로 패배했다.

김우진-안산 조는 2021 양크턴 대회 혼성전에서 금메달의 따낸 좋은 기억이 있었기에 이번 은메달은 더욱 아쉬웠다. 아울러 한국은 2011년 토리노 대회부터 2023년 베를린 대회까지 총 7번의 혼성전에서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기에 이번 은메달이 더 뼈아팠다.

여자 단체전에서도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안산, 강채영(현대모비스), 임시현(한국체대)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대만과 치열한 접전 끝에 4-5로 석패했다.

여자 대표팀이 단체전 결승에 오르지 못한 건 1999년 리옹, 2023 베를린 대회에 이어 세 번째다. 베를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 베를린 대회에서 무관에 그쳤던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 3위 결정전에서 인도를 5-3으로 꺾고 동메달을 수확,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개인전에서도 쓴맛을 봤다.

대표팀 '맏형'이자 '세계 랭킹 2위' 김우진이 남자 개인전 1회전 32강에서 '세계 랭킹 3위' 마르쿠스 달메이다(브라질)에 막혀 조기 탈락했다.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이자 2021 양크턴 세계선수권 3관왕에 빛나는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서도 3관왕을 노렸으나 1관왕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 해설위원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기보배 광주여대 교수는 9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결과는 인력으로 할 수 없다"며 "선수들이 국내에서 열린 경기라 부담을 많이 느꼈을 거다. 결과와 상관없이 다들 잘했다. 꼭 금메달을 따지 않아도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기 교수는 양궁이 '상향 평준화'된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여자 단체 결승전 점수(대만·6-일본·0)가 조금 아쉬웠지만, 특설 무대 경험 부족 탓이 큰 것 같다"며 "한국 선수들을 꺾을 정도면 해외 선수들의 기량도 상향 평준화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이번 대회에 수확도 있었다. 남자 단체전에서는 김우진,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으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이 미국을 6-0으로 완파,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또한, 약체라 평가받아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컴파운드 종목에서 최용희(현대제철)가 남자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 경쟁력을 입증했다.

아쉬움과 성취감을 함께 안은 대표팀은 11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벌어지는 리커브 개인전에서 반등을 노린다.

이날 열리는 남자 개인전 16강에서는 김제덕과 이우석이, 여자 개인전 32강에는 안산, 강채영, 임시현이 출전해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대표팀은 남은 경기에서 부담감을 내려놓아야 한다.

기 교수는 "선수들이 '우리나라에서 개최됐다'는 생각은 떨쳐내고, 목표에만 집중하면 될 것 같다"며 "세계선수권이고 올해 가장 큰 대회라는 점을 잘 기억하면, 자신들의 세운 목표를 상기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북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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