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150조로 확대…李대통령 "전당포 대신 생산적 금융으로"

150조 국민성장펀드, 5년간 10대 첨단산업 투자
李 "세계 주요국 총성 없는 전쟁…벤처 자금 지원"
"금융권 전당포식 영업 안 돼…기업들 조언 달라"
최태원·서정진 회장 등 재계·금융업계 인사 참석

뉴시스
2025년 09월 10일(수) 17:25
[나이스데이]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첨단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국민성장펀드'를 당초 100조원에서 150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 및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 미국과 중국 등의 주요국들이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 지원을 확대하면서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가진 힘을 함께 모으는 국민적 통합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성장펀드는 정체된 우리 산업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국민과 정부, 경제계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벤처기업의 성장과 혁신적인 기술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대한민국 경제에 미래가 있다. 정부가 후순위 투자 등 재정의 마중물 역할을 통해 민간자금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금융업계를 향해서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첨단산업 육성과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융 분야가 지금처럼 담보 잡아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전당포식' 영업이 아니라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대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번 보고대회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반도체, 방산, 항공·우주와 같은 대한민국 주력 첨단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공공·민간 부문 각 75조원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국민성장펀드를 첨단 전략산업과 중견·중소기업, 벤처혁신기술기업과 지역성장 프로젝트에 전략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방식도 인프라 장기투융자, 대규모 펀드 조성, 초저리 대출 등 새로운 기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계 인사를 비롯해 약 130여명이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국민성장펀드 150조는 모든 기업에 골고루 똑같이 나눠주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잘하고 확률이 좋은 사람에게 투자하게 돼 있는데, 이걸 누가 고르느냐가 투자의 성패를 가늠한다"고 짚었다.

이어 "각 분야에 최소 2개 이상 경쟁자가 같이 들어가서 필요하면 경쟁도 하고 협력도 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제'가 필요하다"며 "2년 안에는 국민성장펀드 2호가 출범해야 한다. 해외도 투자 펀드가 된다고 생각하면 저희의 지평이 넓어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정진 대표는 "스타트업 기업들에 돈을 주고 지원하는 벤처캐피털을 키워주면 더 많은 기초연구가 씨앗을 틀 것"이라며 "인베스트뱅크 역할을 하는 금융권의 역할을 키우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기업은 절대 망하는 데 투자 안 한다. 금융기관, 정부와 함께 후배를 키우는 게 제일 성공 확률이 높다"며 금산분리 제도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금산분리 제도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잠금장치를 걸면 된다"고 덧붙였다.

진옥동 회장은 이날 이 대통령이 금융업계를 지적한 것과 관련 "저희가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을 해왔다는 국민적 비난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 원인은 선구안이 없기 때문"이라며 "정확한 신용평가와 산업 분석 능력을 개척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창업을 준비 중인 장남우 천안업성고 학생과 김진환 순청향대 '빛나온'팀(창업 동아리) 학생 등이 참석해 프로젝트형 수업, 창업 교육 필요성 등의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업들을 향해 "(국민성장펀드와 관련한) 구체적인 안들을 내주면 다 반영할 생각"이라며 "누가 이걸 골라서 제대로 운용할 것이냐가 정말 중요하다. 자칫하면 부패의 재원이 될 수도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 우려되는 점들도 잘 조언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도 지역균형 발전 방안과 관련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국민성장펀드의) 40% 이상을 지역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해 줘서 감사드린다"며 "기업이 성장하지 않으면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 여러분이 요구하는 걸 최대한 정부에서 지원하고 풀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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