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양궁대회 선수단 "한국·남도의 멋과 맛 제대로 느껴"

'호스트 시티 투어'에 리투아니아·헝가리 선수단
5·18민주묘지, 담양 죽녹원·메타세콰이어 등 탐방
떡갈비 맛보자 '엄지척'…수려한 경관에 감탄사도
"한국 민주주의, 광주라는 도시 알 수 있는 기회"

뉴시스
2025년 09월 10일(수) 11:07
[나이스데이] "한국이라는 나라, 광주라는 도시 제대로 느끼고 갑니다."

광주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리투아니아와 헝가리 선수단 8명은 지난 9일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광주시가 선수단을 위해 운영하는 '호스트 시티 투어(Host City Tour)'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이다.

민주의문 앞에 선 선수단은 '님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추모탑을 향해 걸어갔다. 안내에 따라 분향과 참배를 마친 이들은 해설사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집중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모르고 있던 선수단은 1980년 5월 당시 광주에서 벌어진 참혹한 상황과 수많은 시민들의 희생에 대해 설명이 이어지자 사뭇 진지해졌다. "민주주의를 쉽게 이룬 게 아니었다"며 동료들과 조용한 대화를 주고 받기도 했다.

묘역을 둘러보던 선수단은 문재학 열사 묘 앞에 멈췄다. 많은 사람들이 오간 탓인지 유독 잔디가 죽어 바닥의 흙이 드러나 있었다. 의문을 품고 있을 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주인공"이라는 말을 전해 듣고 '이제 이해가 됐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인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됐다.

짧은 시간이지만 민주묘지에서 5·18과 민주주의 역사를 공부한 선수단은 전남 담양으로 발길을 옮겼다. 무거웠던 마음을 내려두고 버스에 올라 탄 선수단의 얼굴에는 이내 설렘이 묻어 났다.

대회 기간 광주 도심에만 머물렀던 이들은 빽빽한 대나무 숲이 조성된 죽녹원, 담양천과 조화를 이룬 관방제림을 돌면서 "한국스러운 풍경"이라며 감상이 젖었다.

기다리던 점심 식사 시간. 담양의 대표 음식인 떡갈비와 대통밥을 마주한 선수들은 음식이 나오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어설픈 젓가락질로 떡갈비를 한입 베어 문 한 선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자 이를 본 동료들은 너도나도 떡갈비를 공략했다.

한상 거하게 차려진 남도의 음식을 제대로 맛본 선수들은 메타세콰이어길과 창평면 슬로시티를 둘러보며 투어를 마쳤다.

컴파운드 종목에 출전한 리투아니아 잉가(37·여) 선수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알게 돼 의미가 깊었다. 우리도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어 더 먹먹하고 마음에 와닿았다"며 "한국이라는 나라, 광주라는 도시를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오늘 출국을 앞두고 있어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헝가리 선수단 겔고 엘락틱스(23) 코치는 "한국도, 광주도 처음이다. 자연 경관에 대한 기대가 많았는데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며 "한국의 맛과 멋, 다양한 문화를 많이 배우고 간다. 무엇보다 한국인들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오는 28일까지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선수단을 위해 광주 도심과 근교를 둘러볼 수 있는 호스트 시티 투어를 운영한다. 시내 코스는 전일빌딩245,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충장로, 양림동를 중심으로, 근교 투어는 5·18민주묘지, 담양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길, 창평 슬로시티로 구성됐다.
뉴시스
이 기사는 나이스데이 홈페이지(www.nice-day.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nice-day.co.kr/article.php?aid=11472097847
프린트 시간 : 2025년 09월 10일 23:3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