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소비쿠폰 효과에 "경기 부진 다소 완화…수출은 둔화 가능성"

9월 경제동향…소비 중심 부진 다소 완화 분석
"조금 덜 부진해졌다는 뜻…극적인 회복 아냐"
"바닥 찍었다고 보긴 일러…한두 달 지켜봐야"

뉴시스
2025년 09월 09일(화) 13:17
[나이스데이] 우리 경제가 소비를 중심으로 부진이 다소 완화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향후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9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고율관세가 지속되고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는 등 수출 하방압력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 5월 '경기 둔화' 표현을 쓴 후 6~8월 '미약한 상태', '낮은 수준' 등의 표현으로 경기 부진을 진단해왔다. 이달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효과가 반영되면서 진단 수위가 소폭 완화됐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작년 중순부터 경기가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최근 들어 소비지표가 실제 개선되면서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며 "이전에는 기대감에서 이번에는 소비쿠폰 지급 효과 등 실제 소비자료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경기 부진 상태지만 그 정도가 다소 완화된 것일 뿐이다. 부진이 완화됐다는 것은 부진한 상태가 조금 덜 부진해졌다는 의미로, 극적인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며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한두 달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우선 건설투자 부진, 설비투자 둔화, 제조업 가동률 저조 등 대내적으로 경기 제약 요인이 존재하는 반면 시장금리 하락세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시행 등 정부의 소비지원 정책으로 부진했던 소비가 나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7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판매가 전년 대비 12.9% 증가하면서 전체 소매판매는 전년 보다 2.4% 늘었다. 숙박·음식점업(1.6%)과 예술·여가서비스업(5.5%) 등 서비스소비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외국인 관광객이 25.5% 늘면서 여행수입이 33.1% 증가한 것도 소비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1.4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민생회복 쿠폰 지급, 가전 환급사업 등 소비지원 정책이 지속되면서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건설투자의 경우 폭염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심사 강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7월 건설기성이 전년 대비 14.2% 감소했다. 건설수주와 착공면적 등 선행지표의 회복세가 향후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는데, 다소 지체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7월 설비투자는 전월 1.4% 증가에서 -5.4%로 크게 감소했다. 반도체 관련 투자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감소했다. 선행지표인 반도체 장비 수입액도 증가폭이 둔화(27.7%→9.5%)되며 설비투자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을 나타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지만 대미 수출이 감소해 미국의 관세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 수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에 머물렀지만, 조업일수 감소에 기인해 일평균 기준으로는 5.8% 증가해 전월과 동일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은 반도체(32.8%)와 자동차(13.6%)가 견인했지만, 다른 품목은 3.0% 감소했다. 대미 수출은 자동차 및 철강 부진 영향으로 8.1% 줄었고, 대중 수출도 내수 부진으로 1.4% 증가에 그쳤다.

KDI는 미국 관세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관세 부과 여부와 자동차 관세 인하 시기도 변수다.

고용은 건설·제조업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7만1000명 늘었다. 고용률은 62.8%로 정체된 반면, 실업률은 2.5%로 소폭 하락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휴대전화 요금 인하(-21.0%) 영향으로 1.7% 상승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기상여건 악화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보다 4.8% 상승해 전월(2.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수도권에서는 매매가격 상승세가 일부 축소됐고, 비수도권은 미분양 증가 등 부진이 지속됐다. 7월 주택매매가격 상승폭은 0.12%로 소폭 축소됐고, 서울은 0.75% 상승했다. 반면 비수도권은 0.08% 하락했고,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 대비 300호 늘어난 2만2600호로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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