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미·중 수출 감소세 뚜렷…정부, 시장 다변화 요구에 지원책 골몰

반도체 사상 최대 수출액 151억弗…자동차 3개월 연속 '플러스'
美 관세 여파로 자동차·철강 수출 감소에 대미 수출 12% 줄어
무선통신 등 중간재 中수입 줄자… 대중 수출 4개월 연속 감소
산업부, 특정품목 의존 우려…9월 중 무역금융 등 지원책 발표

뉴시스
2025년 09월 02일(화) 11:07
[나이스데이]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자동차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3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우리나라 수출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수출이 줄어든 점은 뼈아프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0%가량이 미국과 중국으로 향하는 편중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주력 품목의 쏠림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증가한 484억 달러(81조2344억원)을 기록했다. 수출은 6월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3개월 연속 경신하며 플러스 기조를 보이고 있다.

8월 수출은 반도체가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며 사상 최대 수출액인 151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6월 149억7000만 달러(11.6%)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는데 2개월만에 또 다시 새로운 기록을 썼고 월별로는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흔들렸던 자동차 수출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는 중이다. 미국향 수출은 고관세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친환경차, 중고차 수출이 늘어나며 역대 8월 최대 실적인 55억 달러를 달성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과 글로벌 통상환경 불확실성 확대로 우리나라 수출 비중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수출액이 8월에도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수출액은 올 상반기 전년대비 3.7% 감소한 621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7월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늘며 1.4% 증가한 103억3000만 달러로 반등했지만 8월엔 87억4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2.0% 감소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철강 수출 감소가 대미 수출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월 이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철강은 올해 들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 대미 수출은 3월 27억8000만 달러(-10.8%), 4월 28억9000만 달러(-19.6%), 5월 25억1600만 달러(-27.1%) 6월 26억9000만 달러(-16.0%), 7월 23억2900만 달러(-4.6%) 8월(1~25일) 15억8000만 달러(-3.5%) 등을 기록했다.

철강 대미 수출은 올 상반기 대미 수출이 20억2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1.0% 감소했고 7월에는 2억8000만 달러(-25.9%), 8월 1~25일 1억5000만 달러(-32.1%)로 낙폭을 키웠다.

중국 수출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대중국 수출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무선통신기기, 일반기계, 등의 품목 부진이 이어지면서 5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대중국 수출은 5월 104억 달러(-0.8%),6월 104억 달러(-0.3%), 7월 110억 달러(-0.3%), 8월 110억 달러(-0.3%) 등으로 집계됐다. 8월엔 반도체 32억 달러(10.9%), 무선통신기기 6억6000만 달러(-10.2%), 일반기계 3억7000만 달러(-17.0%), 디스플레이 3억2000만 달러(-11.6%) 등으로 나타났다.

대중 수출은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는데 미중 무역갈등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생산량 변동폭이 높아지자 우리 기업들의 중간재 수출 감소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향후 수출 환경은 더욱 악화될 공산이 크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그동안에는 기업들이 흡수하는 형태로 감내했지만 금명간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고 가격 경쟁력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도 본격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정부도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변동성 확대와 경기 회복 속도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통상·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체감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미 관세 조치에 따른 중소·중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기 경영지원 및 내수 창출을 통한 부담경감 ▲수출 모멘텀 유지를 위한 시장 다변화 지원 ▲주력·유망 업종의 근원적 경쟁력 강화 등으로 지원책을 마련·발표한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선 주요 수출 상대국 및 주력 산업에 대한 높은 수출 의존도를 유지할 경우 정책 변화에 취약할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중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다.

서가람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가 30~40% 수준으로 반도체가 잘 나가는 것은 좋지만 너무 집중될 경우 수출에 영향을 받는 폭이 커질 수 있다"며 "새로운 수출 품목을 발굴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원을 갖춰야 한다는 측면을 종합적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수출 의존도 해소를 위해선 "과거 10년, 5년 추세를 보면 대미, 대중 수출 비중을 줄어들고 있고 제 3세계, 아세안 등 글로벌 사우스의 수출 비중이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미중을 제외한 제 3국으로의 시장 다변화, 품목 다변화 노력은 지금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글로벌 사우스향 무역금융 지원 등의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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