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작년 교사 '우울·불안장애' 진료 32만건…초등학교 최다

건보공단, 진선미 의원실에 진료 현황 자료 제출
우울증·불안장애 진료 2배 ↑…7년간 '초등' 최다
2018년보다 우울증 2.2배·불안장애 1.8배 급증
"교육활동 보호 제도 보완, 심층적 연구 필요해"

뉴시스
2025년 09월 01일(월) 10:52
[나이스데이] 최근 7년간 보육시설 및 교육기관 종사자의 우울증·불안장애 진료 건수가 2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우울증 진료 건수가 20만 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을 보호할 실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보육 시설 및 교육기관 직장가입자 우울증·불안 장애 진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보육시설·교육기관 직장가입자의 우울증 진료 건수는 19만6661건, 불안장애 진료 건수는 12만4660건으로 집계됐다.

2018년과 비교하면 우울증 진료 건수는 8만9344건에서 19만6661건으로 2.2배, 불안장애 진료 건수는 7만981건에서 12만4660건으로 1.8배 증가했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최근 7년간 초등학교 종사자의 우울증·불안장애 진료 건수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초등학교 종사자의 우울증 진료 건수는 7만2836건, 1000명당 254.5건 수준이었다. 종사자 1000명당 건수를 기준으로 하면 일반 중등 교육기관 193.7건, 특수학교 193건, 외국인학교 173.건, 고등 교육기관 170.4건, 그외 기타 교육기관 118.4건, 보육 시설 91.6건, 유아 교육기관 89.8건 순이다.

불안장애 진료 건수도 초등학교가 4만3066건, 1000명당 150.5건으로 가장 많았다. 초등학교에 이어 특수학교 133.8건, 일반 중등 교육기관 124.1건, 고등 교육기관 105.7건, 외국인학교 103.6건, 그외 기타 교육시설 81.4건, 유아 교육기관 66.1건, 보육 시설 62.4건 등이다.

장세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사무총장은 "초등학교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케어(관리)가 많이 필요하고 부모들도 학교에 보낸 게 처음"이라며 "아이들이 어려질수록 민원의 강도가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세진다"고 말했다.

보육시설 및 교육기관 종사자들은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을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유치원 교사 홍모씨는 "학생의 어려움에 대해 학부모와 소통하려 할 때, 일부 학부모님들은 문제를 인정하지 않거나 개입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 아이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이유로 교사의 정당한 교육적 노력을 비난하거나 방해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들은 특정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학생 지도, 학부모 관계, 법적 제도 등 교직 사회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라고 덧붙였다.

중학교 교사 임모씨는 "예전과 다르게 저출산의 영향과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지나친 집착 등으로 학부모들의 교권침해와 민원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며 "단위 학교 교원들의 우울증,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육시설 및 교육기관 종사자의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 건수가 급증한 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먹고 살기 힘들고 우울하고 이런 것들이 학교 교사에게 투사되는 경향이 많이 있다"며 "사회 전체적으로 안고 있는 부담이 엄청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울이나 자살이 아동이나 학생들의 우울이나 자살로 연결되는 것은 가장 나쁜 형태의 정책이나 사회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며 "선생님들을 지켜내는 것이 결국 아이들을 지켜내는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보육시설 및 교육기관 종사자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교육활동을 보호할 제도적 보완과 심층적인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모호하고 포괄적인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행위'의 개념을 구체화해야 한다"며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는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인정하도록 관련 법률의 개정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진선미 의원은 "홀로 감당하기 무거운 짐을 짊어진 선생님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교육 현장에서 고군분투하시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살펴 교육의 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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