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데이식스, 습도·바람·온도와도 접속사가 없는 밴드 K-팝 밴드 첫 고양종합운동장 입성…8월 30~31일 뉴시스 |
2025년 09월 01일(월) 1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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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의 보컬과 악기와 영향을 줄 수 있는 습도가 있고, 그 습도의 바람이라는 것 또한 있어 그 온도 혹은 마음의 온기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다는 믿음이 노래를 낳는다.
데이식스가 8월31일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친 데뷔 10주년 기념 투어 '텐스 애니버서리 투어 '더 데케이드''는 밴드 멤버들의 내면과 콘서트 외면의 접속사가 없다는 걸 증명한 자리다.
인스파이어 아레나, 고척스카이돔, 케이스포돔 국내 대형 공연장에 차례로 입성한 데이식스가 단독 공연으로 국내 야외 대형 공연장에서 노래한 건 이번이 처음.
데뷔곡 '콩그레츄레이션스', 밴드 역주행의 대표곡인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 100' 1위를 차지한 '녹아내려요' 해피', 야구장 등 스포츠 경기장을 대표하는 곡이 된 '웰컴 투 더 쇼' 등 기교보다 진심으로 10년 동안 여러 청춘의 한 쪽을 장식한 세트리스트는 우리가 들은 게 아니라 이 노래들이 우리를 들었다는 착각을 들게 만들었다.
야외 공연장은 이런 생각을 들게 만드는 데 선수다. 특히 무덥지만 축축하면서 몽환적인 습도·온도에 정말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이 빚어내는 황홀감이 일품인 여름밤은 노래를 다르게 듣는 방법을 건네준다.
강렬하지만 애수 어린 기타의 성진, 세련되면서도 리듬감 넘치는 베이스의 영케이, 감성적이면서 분명한 건반의 원필, 질주하면서도 쉼표를 만드는 드럼의 도운이 빚어내는 사운드 질감은 저녁과 밤하늘을 오선지 삼아 더 생생한 날 것으로 다가왔다. 전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공연한 데이식스는 국내 밴드로는 처음으로 고양종합운동장에 입성했다.
부침이 심한 K-팝 신에서 10년이면 짧지 않은 기간이다. 특히 K-팝, 아이돌 그룹 중심의 대형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에서 탄생한 데이식스는 거기에 부당한 질문도 더 많이 받아야 했다.
'강산도 변한다'는 말을 품은 10년은 무엇이 극복된 것이다. 오는 9월7일로 꼭 데뷔 10주년을 맞는 데이식스는 밴드 신이 척박한 국내에서 편견, 오해 등을 극복해냈다.
이들의 음악엔 고군분투하는 화자들의 내면이 내재돼 있고, 그것이 청춘 나아가 청춘을 살아갔던 이들에게도 울림을 준다.
이번 콘서트에선 오는 9월5일 발매하는 정규 4집 '더 데케이드' 더블 타이틀곡인 '꿈의 버스'와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등도 들려줬는데 인생에 대한 성찰과 노련미가 배어 있었다.
데이식스는 이처럼 좋은 멜로디, 쉬운 노랫말로 공감을 위해 최단거리로 나아간다. 이건 지극히 대중음악 문법이지만 아무나 빚어낼 수 있는 화법은 아니다. 페스티벌 같은 야외 대형 공연장에서 이런 작법이 극대화된다. 이번 데이식스의 공연에 이들의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녹아들어간 이유다.
"10주년이 끝이 아니에요. 이제 또 다른 시작입니다."(원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