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이제 푸틴에게"…러-우크라 '세기의 협상' 성사될까

트럼프 "푸틴-젤렌스키 먼저 회담…이후 3자 회의"
젤렌스키, 조건 없는 협상 제안…러, 일단 "고위급"
안보 보장 방식, 영토 이양 등 양측 입장 차 여전

뉴시스
2025년 08월 19일(화) 18:47
[나이스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정상들이 총출동한 우크라 전쟁 종전 논의가 밝은 분위기 속 종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협력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이 직접 만나 영토 문제를 포함한 종전 조건을 논의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종전 최대 쟁점을 둘러싼 양측 간극이 여전해, 3년 넘게 이어지는 전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트럼프 "푸틴, 젤렌스키 먼저 만나면 이후 3자 회의"…젤렌스키, 조건 없는 회담 제안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회의 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회담을 조율하기 시작했다"고 알렸다.

회담 장소나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일단 준비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러-우크라 간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이어 자신이 참여하는 3자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당사국이 먼저 만나 협상을 한 뒤, 자신이 중재자로서 참여해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조건 없는 회담을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어떤 형식에도 준비가 됐다"며 "조건 없이 만나서 전쟁 종식을 위한 길을 모색하자"고 했다. 회담 결과에 따라 미국도 참여하는 3자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협상에 조건을 내걸지 않은 건 일종의 협상 문턱 낮추기로 풀이된다. '타협 불가' 조건을 명시적으로 전제하지 않음으로 푸틴 대통령을 협상장으로 이끌겠다는 취지다.

동시에 일종의 양보의 제스처를 보이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전부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양보를 압박했는데,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 2주 내 젤렌스키 만날 준비"…공식 발표는 '고위급 회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주 안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준비가 됐다는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도중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40분간 통화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아직 정상 간 회담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러-우크라 간 직접 협상을 지속하는 데 지지를 표했다며, 협상 대표로 더 고위급 관료를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협상에서 차관급을 보냈는데, 이보다 격을 높이되 푸틴 대통령이 직접 협상장에 나오는 건 아직 단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이 마주 앉으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세기의 협상'이 벌어지게 된다.

[워싱턴=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유럽 지도자들과 함께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2025.08.19.
[워싱턴=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유럽 지도자들과 함께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2025.08.19.


젤렌스키-푸틴 대면은 미지수…안보 보장, 영토 교환 여전히 이견 커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실제 직접 협상할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안보 보장 방식과 영토 양도 쟁점을 놓고 여전히 입장차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에 참여하겠다고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이 바라던 조건이다.

어떤 방식의 안보 보장이 될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에 방어 목적의 무장 병력을 파견하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는 사항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 "우크라이나 내 나토 회원국 병력 주둔이 연루되는 모든 시나리오를 무조건적으로 거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일환으로 유럽 자금으로 900억 달러 상당 미국 무기를 구매할 것이며, 우크라이나가 생산한 무인기를 일부 미국이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조건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다음 주나 열흘 내 공식 합의가 나올 것이라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설명이다.

"공은 이제 푸틴에게"…러-우크라 '세기의 협상' 성사될까

영토 교환 문제도 아직 논의되지 않은 뜨거운 감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회의에선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영토 문제를 논의해야 할 당사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명확하게 하는 바다"라고 못 박았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협상에서 간극을 좁힐 여지는 현재로선 많아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는 도네츠크 미점령 지역을 포함한 돈바스를 양도하면 북부 하르키우·수미 점령지를 반환하고 남부 자포리자·헤르손 전선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가 양도를 요구한 지역은 러시아가 10년 넘게 점령 못 한 요충지다. 우크라이나는 이 지역을 내주면 향후 우크라이나 추가 침공 발판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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