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손기정' 연덕춘, 84년 만에 한국 이름 되찾아…국적도 회복

1941년 일본오픈 우승 트로피 복원 완료…이날 행사서 공개

뉴시스
2025년 08월 12일(화) 18:27
[나이스데이] 대한민국 1호 프로골프 선수인 고(故) 연덕춘 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문이 84년 만에 이름과 국적을 되찾았다.

KPGA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1호 프로골프 선수 고 연덕춘 역사와 전설을 복원하다'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서는 연 전 고문의 국적과 이름이 변경된 과정이 소개됐고, 일본오픈 우승 트로피 복원 과정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연 전 고문은 1941년 일본오픈을 제패하며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최초의 한국인 선수가 됐다.

연 전 고문의 일본오픈 우승은 고(故) 손기정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것과 함께 일제 강점기 시절 한국의 위상을 크게 알린 역사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일본 골프 역사에서 연 전 고문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1941년 일본오픈 우승자는 노부하라 도쿠하루로 명시돼 있었다.

KPGA와 대한골프협회(KGA)는 지난해 10월부터 일본골프협회(JGA)와 연 전 고문의 국적과 이름 수정에 대한 협의를 이어왔다.

그 결과 JGA는 지난 4월 1941년 일본오픈 우승자 표기를 노부하라에서 연덕춘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국적 역시 한국으로 수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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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는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유실된 연 전 고문의 일본오픈 트로피를 복원해 이날 공개하기도 했다.

김원섭 KPGA 회장은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도 올바른 한국 골프 역사를 찾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강형모 KGA 회장은 "연덕춘 전 고문의 국적과 이름이 바로잡힌 것은 한국 골프사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깊은 울림을 주는 일"이라며 "이는 한일 양국 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넓히는 의미 있는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야마나카 히로시 JGA 최고 운영 책임자는 "JGA 내부적으로 심도 있게 논의했고, 올해부터 모든 공식 기록에 한국인 연덕춘으로 표기하기로 했다. 연덕춘 전 고문도 천국에서 기뻐할 것"이라며 "일본오픈 트로피가 복제돼 한국에서 전시된다는 건 JGA로서도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멋지게 재현해 주셔서 고맙다"고 전했다.

이어 "연덕춘 전 고문 외에도 한장상 고문과 김경태, 배상문 선수가 일본오픈에서 우승한 적이 있고, 현재 한국인 프로골프 선수들이 일본 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며 "한일간 스포츠 교류의 초석을 다져 주신 분이 바로 연덕춘 전 고문과 한장상 고문"이라고 덧붙였다.

KPGA 창립회원인 연 전 고문은 1958년 한국 최초의 프로골프 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 초대 왕좌에 올랐고, 1968년 KPGA 창립에 주도적인 역할도 했다.

KPGA는 연 전 고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최저타수상을 ‘덕춘상’으로 명명해 1980년부터 선수들을 대상으로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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