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당당함이 오만함으로 비쳤을 수도…초심 잃지 않고 성찰" 하이브 IPO 과정서 '주식 부정 거래' 혐의 의혹 관련 첫 직접 입장 뉴시스 |
2025년 08월 06일(수) 10: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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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의장은 6일 오전 9시 전 세계 하이브 사내 구성원에게 한국어·영어·일본어로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여러 상황과 더불어 최근 저의 개인적인 일까지 더해지며 회사와 제 이름이 연일 좋지 않은 뉴스로 언급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이어 "하이브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이 누구보다 크셨을 구성원분들께서 느끼실 혼란과 상실감, 우려가 얼마나 클지 감히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창업자이자 의장으로서 이러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무엇보다 먼저 이 모든 상황으로 인해 마음 불편하셨을 구성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방 의장이 관련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하이브는 자신이 한 명의 창작자로서 품어온 이상과 꿈을 실현하기 위한 여정의 출발점이었다면서 '음악 산업의 선진화'라는 큰 꿈과 소명의식으로 시작한 일이기에 그 과정 또한 스스로에게 떳떳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때로는 그 당당함이 오만함으로 비쳤을 수도 있었겠다는 점을 겸허히 돌아본다. 성장의 과정에서 제가 놓치고 챙기지 못한 부족함과 불찰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깊이 살피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하이브 구성원에게 큰 걱정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여러 의혹과 논란에 대해서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지난 수개월은 자신에게 괴로운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오직 마음껏 창작과 사업 활동을 펼쳐야 할 우리 구성원들과 아티스트들이 혹여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을까 하는 미안함도 커졌다"는 것이다.
"저 역시 창작자의 한 사람이기에 이런 상황이 더욱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제 발언 하나하나가 신중해야 했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점을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하지만 자신의 개인의 문제가 회사와 산업에 계속해 부담을 주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컴백을 앞둔 아티스트들의 음악 작업과 회사의 미래를 위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부득이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급한 작업과 사업 미팅을 잠시 뒤로하고 조속히 귀국해 당국의 조사 절차에 우선 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금융 당국의 조사시에도 상장 당시 상황에 대해 상세히 소명했다면서 "앞으로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해 다시 한번 소상히 설명드리겠다. 이 과정을 거쳐 사실관계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며 겸허히 당국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부연했다.
방 의장은 무엇보다 음악이라는 무형의 자산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콘텐츠 산업을 만들어가는 하이브 구성원의 진심과 역량에 늘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제 개인적인 문제가 여러분의 재능과 역량, 나아가 도전 정신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저는 이 모든 상황을 설명하고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러분이 각자의 자리에서 오직 창작과 사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굳건히 지켜내는 것이 곧 저의 역할임을 잊지 않겠다. 동시에 하이브의 모든 구성원이 그러하듯, 저 역시 음악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끊임 없이 성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도 변함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하이브 구성원 여러분,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리고 고개 숙여 감사 드린다"고 거듭 사과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방 의장은 최근 자신의 개인적인 일련의 문제로 하이브 구성원이 우려할까 크게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당국의 조사에 본격적으로 임하기 전, 하이브 구성원에게 관련 계획을 먼저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해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측은 방 의장에 대한 당국의 구체적인 조사 일정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방 의장은 하이브가 상장하기 전인 지난 2019년 기존 하이브 투자자들에게 IPO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속인 뒤, 하이브 임원들이 출자·설립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팔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 의장은 K-팝 업계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작곡가로 활약하던 그는 2005년 자신의 회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를 설립했다. 자신이 발굴하고 제작한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2013년 선보였다. 이 팀은 전 세계적인 그룹이 됐고, 하이브도 세계적인 음악 회사로 성장했다.
하이브는 2023년 말 연결 기준 자산 5조원을 넘겨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지난해 5월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집단)이 됐다. 특히 하이브 지분 31.57%를 보유한 방 의장은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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