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미협상 만족할 정도 아니지만 상당한 성과…악영향 줄까 말 안 한 것"

장차관 워크숍서 "이빨 흔들려…말을 안 해서 그렇지 진짜 가만히 있는 줄 알아"
"내 판단과 결정으로 엄청난 영향 미쳐…국민 부담에 노심초사"

뉴시스
2025년 07월 31일(목) 17:03
[나이스데이]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것과 관련해 "제가 말을 하면 (관세 협상에) 악영향을 주니까 말을 안 한 것"이라며 "내 판단과 결정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두려운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제가 이빨이 흔들려가지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가만히 있으니까 진짜 가만히 있는 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일각에서 관세 협상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 반박하며 협상 과정에서 전략적 침묵을 유지한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오리가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우아한 자태로 있지만 물밑에서는 얼마나 생난리냐"며 "우리가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정말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가까이 있는 참모분들은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좁게 보면 기업의 해외 시장에 대한 이야기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부담이고 결정 하나하나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애쓴 장관들과 부처 공무원들을 격려하며 "어려움 속에서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성과를 이뤄낸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 나라의 국력을 키워야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울러 고위 관료들을 향해 "저는 지금 대한민국이 흥망의 기로에 서 있지 않나 생각을 할 때가 있다"며 "여러분들 손에 대한민국 운명이, 크게 보면 대한민국의 역사가 달려 있고 좁게 보면 누군가의 목숨이 달려 있다"고 돌이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새 정부 국정운영방향 및 고위공직자의 자세'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공직자의 지향점이 주권자인 국민께 있음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의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우리가 쓰는 예산도 국민이 낸 세금"이라면서 "공무원들의 사고를 채워주는 건 국민의 뜻이자 의지여야 한다"고 힘주었다.

공직 인사와 관련해 "공적 보고서는 솔직히 잘 못 믿겠고 역시 최적의 방법은 동료들한테 물어보는 것"이라며 "저는 투표 이런 거 되게 좋아하는 사람이다. 집단 지성을 (좋아)하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사는 최대한 공정하게 하고 신상필벌을 좀 과하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공직사회 활력 제고 방안으로 감사원의 정책감사를 폐지하겠다는 뜻도 재차 밝혔다. 이 대통령은 "행정적 재량권을 사후적으로 평가해 책임을 묻고, 징계하고, 수사 의뢰해 재판까지 받으면 어떻게 일을 하겠냐"라면서 "정책 감사는 악용의 소지가 너무 크니 폐지하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포함해 중앙부처 장·차관 및 실장급 이상 공직자, 대통령비서실 비서관급 이상 공직자 등 28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의 특강에 이어 조한상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국정의 혁신 – K이니셔티브'라는 주제로 국가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AI 대전환을 통한 정부 일하는 방식과 문화 개선'을 주제로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각 부처의 고위공직자들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직접 듣고 토론하면서 앞으로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서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향후 국정과제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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