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수사 포문…한학자 총재 피의자로, 윤 전 본부장은 소환 특검, 한학자 등 2명 피의자로 적시해 영장 청구 뉴시스 |
2025년 07월 19일(토) 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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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이날 통일교 본부 등 10여곳에 대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한 총재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알선수재) 등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총재는 아울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및 외국환거래법(구 외국환관리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모 천무원 중앙행정실장도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통일교 행정업무 전반을 관장하는 실질적인 2인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경기 가평군에 있는 통일교 세계본부와 서울 용산구 소재 통일교 한국협회본부 등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PC 파일 등 확보에 나섰다.
통일교 세계본부 천정궁 내 한 총재의 내실도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은 교단이 '하늘과 땅이 연결된 지성소'라고 신성시하는 핵심 본거지다. 통일교 방송사 피스티비 등을 포함한 다수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받았다.
특검은 경찰의 협조를 받아 이들 부속시설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했고 통일교 측은 해외 수련생들을 동원해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집회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통일교의 과거 2인자 격으로 꼽힌 인물이었던 윤모 전 세계본부장의 자택을 찾아 영장을 집행했다. 윤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전씨에게 직접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할 고가 선물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핵심 관계자다.
특검은 오는 20일 오전 10시 윤 전 본부장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사무실로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통일교 측은 지난 2022년 윤 전 본부장을 통해 전씨에게 고가의 선물을 건네 주며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공적개발원조(ODA) ▲유엔(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YTN 인수 등 현안을 청탁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전씨는 윤 전 본부장에게 ▲6000만원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1000만원대 샤넬 가방 2개 ▲천수삼 농축차 등을 건네 받았다는 게 앞선 검찰 조사 결과였다.
검찰 수사팀의 조사 결과를 따르면 이 중 샤넬 가방 2개를 김 여사 수행원인 유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가방 3개와 신발 한 켤레로 두 차례에 걸쳐 바꿔 가기도 했다.
전씨는 윤씨로부터 물건을 받은 것은 맞지만 모두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유모 전 행정관도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앞선 검찰 조사에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전 세계본부장을 출교한 통일교는 '개인 일탈'이라는 취지로 선을 긋고 있지만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에서 넘겨 받은 특검은 '윗선 개입'을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 청탁 의혹 수사는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특검은 이날 오전 통일교 의혹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강원 강릉시 지역구 사무실, 주거지 등에 수사관을 보내 PC 자료 등 확보에 나섰다.
특검은 최근 전씨와 윤 전 본부장이 지난 2023년 1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을 입당시켜 권 의원을 지원하려 했던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권 의원은 지난해 6월 22일 윤 전 본부장 주도로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코리아 드리머 페스티벌, 청춘뉴런 2024'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 행사에는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직무대행인 신영숙 차관도 참석했다.
특검은 이런 정황을 바탕으로 권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윤 전 본부장이 주관한 행사에 참석한 경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이날 사무실 앞에서 "건진법사나 통일교 관계자와의 금품 수수의 사실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고, 관여하거나 개입한 바가 없다"며 "통일교 측으로부터 어떠한 자금도 수수한 바가 없다"고 관련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특검은 통일교 간부들의 원정도박 의혹도 수사 중이다.
특검은 앞서 8일에도 통일교 간부들의 원정도박 의혹 자료를 넘겨 받고자 경찰청과 춘천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경찰이 통일교 간부들의 원정도박 의혹을 수사했으나,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인 윤모씨가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도움을 받아 이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총재 등 통일교 간부들이 2008~2011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600억원 어치 도박을 했다는 정보를 포착했으나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게 골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