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징' 보아, 하이브와 빚은 K팝 원심·구심력…한성수·투어스가 이은 역사 1일 '2025 위버스콘 페스티벌' 현장 뉴시스 |
2025년 06월 02일(월) 1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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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K팝 개척사' SM엔터테인먼트의 심장(心臟)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수 보아(BoA·권보아)가 'K팝 최대 기획사' 하이브(HYBE)의 심상(心象)을 담은 음악 페스티벌 '2025 위버스콘 페스티벌'(이하 '위콘페')의 '트리뷰트 스테이지' 무대에 섰다.
'아시아의 별'로 통하는 보아는 명실상부 K-팝 한류개척의 주인공. "소녀가 만들어낸 넘버원의 타이틀은 단순한 순위가 아닌 한 시대를 여는 선언"이라는 걸그룹 '르세라핌'의 채원·은채의 소개를 받고 등장한 그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같은 장소에서 라이브 밴드와 함께 '허리케인 비너스' '마이 네임' '온리 원' '아틀란티스 소녀' 'No.1' 등 대표곡을 잇따라 주며 자신의 음악인생을 압축했다.
능숙한 힘을 주고 빼는 과정은 고수의 면모였고, 격렬한 춤을 추면서도 안정된 가창력을 보여주는 건 당연했다.
헌정무대인 만큼 후배들의 커버도 잇따랐다. 걸그룹 '드림캐쳐' 멤버들인 지유·수아·유현이 뭉친 '유아유(UAU)'는 보아의 '베터(Better)'를 커버했다.
그룹 '투어스'(TWS)의 '어메이징 키스' 커버는 K-팝의 역사를 녹여내는 발군의 커버 무대였다.
하이브 레이블이자 투어스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한성수 마스터 프로페셔널(Master Professional·MP)은 SM 출신으로 보아의 데뷔 초창기 그녀의 매니저였다. 한 MP가 발굴한 투어스 멤버들이 보아의 대표적 의상을 재해석해 입고 그녀의 초창기 활동 곡 '어메이징 키스'를 부를 때, K팝은 고여 있는 게 아닌 흐르는 것이라는 걸 보여줬다.
투어스는 '어메이징 키스'의 한국어 버전과 일본어 버전을 조화롭게 소화했는데 2000년대의 애틋하면서 청랭한 분위기가 그들의 버전으로 잘 옮겨졌다.
보아는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그녀는 "8월을 목표로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녹음을 하는 중인데 좋은 음악으로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다. 8월은 보아의 데뷔일이 포한된 달이다. 그녀는 2000년 8월25일 정규 1집 '아이디; 피스 비(ID; Peace B)'로 데뷔했다.
시대의 아이콘인 '방탄소년단'(BTS)을 보유하고 있지만 하이브의 K팝 아이돌 계보는 사실상 3세대 아이돌부터 시작한다. 이에 따라 K팝의 전통성을 얘기할 때 앞다퉈 먼저 언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명실상부 'K팝 명가'가 된 하이브는 신해철·서태지·엄정화 그리고 지난해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CCO와 올해 SM의 보아까지 K팝 1·2세대 이전 혹은 K팝을 열어준 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한국 대중음악의 문화적 유산을 계승하며 K-팝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결국 '위콘페'가 하이브 소속 가수 외 가수들까지 아우르며 자신들의 반경을 넓히는 원심력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위콘페'는 '위콘페 초이스(WECONFE CHOICE)'라는 타이틀로, 밴드 '넬'과 싱어송라이터 이무진처럼 글로벌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속하지 않은 가수들까지 초청했다.
K팝 개척의 주인공들인 SM과 보아가 하이브의 초대에 응한 건 K-팝의 구심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래 대중문화의 영역은 원심력과 구심력의 계속되는 길항으로 만들어진다. K-팝의 위기론이 나오는 시점에서 경쟁사이기도 한 이들의 협업은 'K-팝의 내적 응축'이라는 지점에서 톺아볼 만했다.
위기는 코너를 도는 것과 비견할 수 있다. 직선 운동에서 생겨난 관성은 코너에서 원심력이 돼 튕겨져 나갈 수 있는 위험을 동반하는데, 이 힘을 잡아주는 게 구심력이다.
YG엔터테인먼트의 현 간판 보이 그룹 '트레저'도 전날 이 페스티벌에 함께 했다. '라잇썸' '큐더블유이알(QWER)', 피원하모니, 비비지, 82메이저 등 다른 기획사 팀들도 전날과 이날 '위콘페' 무대에 올랐다.
이번에 신설된 '위버스파크 나이트'에서 공연한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앤팀(&TEAM)'은 물론 '아일릿(ILLIT)', '르세라핌'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까지 하이브 아티스트들은 바쁜 스케줄에도 이번 축제에 동참해 든든한 힘을 실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