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와 사법부의 이견차가 대법관 공백의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오는 9월초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자 인선 절차도 코앞으로 다가온 상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관례상 이르면 다음달 중순, 늦어도 6월엔 9월 퇴임을 앞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인선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사법연수원 22기인 이 대법관은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 출신으로 진보 성향 대법관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지난 2020년 9월 8일 취임해 올해 9월 초에 퇴임한다.
대법원은 최근 대법관 임기 만료 퇴임 3~4개월 전에 후임자 천거 절차를 시작해 왔다. 대법관 후보자추천위원회 구성도 그 즈음 본격적으로 개시한다.
조 대법원장이 노 전 대법관의 빈자리를 채우는 후임자 임명 제청을 하지 않는 가운데, 또다시 생길 빈 자리를 메꿀 후임자 인선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대법관 공백은 앞서 3월 3일 노 전 대법관 퇴임일을 기준으로 이날이 53일째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들을 추천한 1월 21일로 따지면 94일째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조 대법원장이 제청을 하지 않는 이유를 밝힌 적은 없지만, 후임자를 둘러싼 청와대와의 이견차가 원인이라는 시각이 많다.
후보자는 ▲김민기 수원고법 고법판사(55·사법연수원 26기) ▲박순영(59·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손봉기(60·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57·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인데, 서로 선호하는 후보가 달라 인선이 미뤄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여당이 사법부가 반대해 오던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의 처리와 공포에 나서면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진 상황이다.
조 대법원장은 앞서 3월 '사법개혁 3법' 처리에 반발해 물러난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후임자도 인선하지 않는 중이다. 빈 자리는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이 권한대행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박 전 처장은 같은 달 4일 소부 2부로 복귀해 재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3개 소부 공석을 만들지 않기 위해 법원행정처장을 비우는 선택을 한 셈이다.
|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면 이 대법관 후임자를 찾는 과정에서도 제청 지연 사태가 빚어지고, 대법관 자리가 하나 더 비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도 나온다.
물론 대법관 자리가 하나 더 비어도 재판 업무가 당장 마비되는 것은 아니다. 이 대법관이 퇴임하면 소부 3부가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지만, 현행 법원조직법에서 규정한 소부 최소 기준은 3명이라서다.
하지만 남은 대법관들의 업무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대법원의 '2025 사법연감'을 보면, 대법원은 지난 2024년 한 해에만 본안 4만4818건을 접수 받았고 대법관 1인당 평균 4579.3건을 처리했다.
'3인 소부' 체제에서 한 명을 회피·제척해야 하는 사건이 생기면 2명으로는 심리 진행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재판 중단까지는 아니더라도 상고심 처리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원합의체 심리도 법원조직법상 3분의 2 이상만 출석하면 성원이 되므로 엄밀히 말해 '하자'는 없다.
대법원은 노 전 대법관 퇴임 후인 지난달 19일에도 전원합의체 선고기일을 진행했다. 처장 직무를 수행하느라 심리에 참여하지 못한 박영재 대법관이 불참한 가운데 조 대법원장을 비롯한 12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소부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판례를 바꾸는 전원합의체의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 공백 사태를 방치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법관 제청 관련 질문에 "제청 절차는 협의 절차인데 협의가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기 차장은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면서도 "제가 계속 제청했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드리고 있다는 점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2026.04.24 (금) 13: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