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여파로 짙어진 10월 수출 마이너스…年 7000억弗 목표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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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美 관세 여파로 짙어진 10월 수출 마이너스…年 7000억弗 목표도 불투명

10월 1~20일 327억弗 전년비 8% 감소…반도체 '웃고' 자동차 '울고'
10~12월 3개월 1900억달러 수출시 연간 수출액 7000억 달러 달성
지난해 6838억弗 경신가능성↑…산업부 "연말까지 좋은 흐름 기대"

[나이스데이] 10월 수출이 5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수출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동차 수출이 급감한데다 추석 연휴 영향으로 조업 일수가 줄어든 것이 수출액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10월 예상 수출액은 일평균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500억~55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 경우 11월과 12월에 평균 750억 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올려야 연간 수출 목표치인 700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관세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10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은 301억 달러로 전년동기 327억 달러 대비 7.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은 330억 달러로 2.3% 줄었고 무역수지는 28억 달러 적자를 올렸다.

조업일수가 10.5일로 지난해보다 2일 줄었지만 일평균 수출액이 9.7% 증가해 수출액 감소가 예상보다는 크지 않았다. 일평균 28억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고 단순 계산할 수 있는 셈이다.

일평균 수출액이 증가세를 지속한다고 가정하고 남은 조업일수를 계산하면 250억 달러의 수출액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렇게되면 10월 수출액은 전년 575억 달러 대비 소폭 하락한 550억 달러 안팎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것에 힘입어 10월에도 증가세를 보일 수 있다는 예상이다. 1~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85억달러로 전년대비 20.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는 미국의 관세 부과 여파로 수출 하락이 지속될 전망이다. 9월 자동차 수출량, 내수판매량, 생산량이 모두 전년동월대비 증가해 3개월 연속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지만 대미 수출은 3월 이후 7개월째 마이너스를 보인 바 있다.

10월 1~20일 자동차 수출은 전년대비 25% 감소했고 자동차 부품은 31.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고금리 장기화, 완성차 수입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맞물리며 10월 수출 마이너스 지속이 유력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9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2% 늘어난 5197억80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10월 수출액에 따라 올해 연간 수출액 7000억 달러 달성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만약 10월 수출액이 55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한다면 10월과 11월에 1250억 달러 수준의 수출액을 올리면 연간 7000억 달러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고 계산할 수 있다. 월 평균 600~650억 달러 수준의 수출액을 올려야 하는 셈이다.

11월 이후 연말 성수기 효과와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로 반도체 중심의 수출 확대가 본격화된다면 달성하지 못할 금액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11월엔 125억 달러의 반도체 수출액을 기록하며 563억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경우 6월 150억 달러, 7월 147억 달러, 8월 151억 달러, 9월 166억 달러 등 150억 달러 안팎에서 높은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11월에도 이 같은 증가세를 유지하면 600억 달러 수출액 달성도 가시권이다.

12월에는 연말 경기 흐름이 뒷받침된다면 전년 614억 달러를 뛰어넘는 수출액을 달성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연간 수출액 7000억 달러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2024년 6838억 달러를 넘고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변수는 자동차 수출이 어느 정도 뒷받침 할 수 있는가로 모아진다. 자동차 수출은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수출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판매량 증가와 유럽 등 시장 다변화를 통해 9월까지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바 있다.

10월 수출 감소를 최소화하는 상황에서 한미간 관세 협상 타결이 이뤄지면 가장 좋은 상황을 맞게 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관세율 인하에 따른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말 수출 감소폭을 줄이는데 성공할 수 있다는 예상도 적지 않다.

관가에선 역대 최대 수출액 경신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다수 나온다.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 등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역대 최대 수출액을 경신 또는 근접한 기록을 세우더라도 우리 수출 경쟁력을 보여준 것이라는 의견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수출 전망을 일평균으로만 따질 수는 없다. 미 관세 영향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연말 경기 흐름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라며 "9월 수출 호조세는 조업일수가 증가한 것도 있지만 구조적인 흐름도 있다. 연말까지 이런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반도체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자동차도 미국 수출이 감소했지만 다른 시장으로 다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들이 연말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