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킨 위 젓가락? 이거 보면서 무릎 탁 쳤더니"…'케데헌' 매기 강 감독 "모든 장면이 의도된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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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킨 위 젓가락? 이거 보면서 무릎 탁 쳤더니"…'케데헌' 매기 강 감독 "모든 장면이 의도된 디테일"

매기 강, 넷플릭스 크리에이터마스터 클래스 대담
"캐릭터, 풀 한포기, 셔츠 단추까지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
"더피 털 한올한올 고민…서씨 눈 3개는 기억 안 나"
"쿨한 미라가 최애 캐릭터…韓 문화 소재 아직 많아"
"속편 제작은 못 밝혀…분명 더 많은 기회 있을 것"

[나이스데이] "영화의 모든 것이 의도적인 선택입니다. 애니메이션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이죠. 모든 소품과 캐릭터, 풀 한 포기, 셔츠 단추, 한 땀까지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젓가락을 냅킨 위에 올리는 그런 디테일들이 한국인들과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숨겨진 진정성으로 다가가는 것이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만든 매기 강 감독은 20일 오후 넷플릭스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최한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크리에이터 마스터 클래스'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 감독의 말처럼 케데헌을 기획하고 한땀 한땀 완성하는 데는 6년이 걸렸다. 강 감독은 "우리 영화는 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서울로 알아볼 수 있어야 했다"며 "초기 개발 단계의 그림은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작업을 했고, 이미지웍스를 통해 이렇게 만든 이미지를 3D로 구현했는데 이게 굉장히 힘든 과정이다. 모든 건물 하나가 모델링을 거쳐 의도적인 배치를 거친 작업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한계에 도전하려고 한다. 애니메이션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지평을 확장하려고 한다"며 "애니메이션이 가진 잠재력을 크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케데헌 여주인공들은 마냥 예쁘기만 하지 않다. 음식을 한입 가득 우걱우걱 먹고 잘 생긴 남자를 보면 내숭을 떨지 않는다. 이 또한 강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의도한 부분이다.

강 감독은 "저희는 처음부터 (기존과) 다른 걸 만들고 싶다는 게 확실했고, 여성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특히 여성 캐릭터의 다양한 표정을 사용해 다양한 분위기를 내고자 했고, 행동은 빠르고 간결하게 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걸그룹인 '헌트릭스' 의상도 다채롭다. 강 감독은 "독특한 건 어떤 애니메이션 영화보다 가장 많은 의상 변화를 보여줬다"며 "루미는 26가지 다른 의상 변화를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그가 케데헌 캐릭터 중 가장 마음에 가는 건 미라다. 강 감독은 "최애 캐릭터는 서사 때문만은 아닌데 미라가 쿨한 것 같다"며 "외형적으로 저와는 굉장히 다른데 미라면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주인공 못지 않게 사랑받는 신스틸러 '더피'와 '서씨'도 이렇게 탄생한 결과물이다. 강 감독은 "남편이 디자인한 더피는 어떻게 걸을지, 무게감을 어떻게 할지, 털이 한올한올 어떻게 움직일지, 그리고 쉽지 않은 홀로그램 느낌을 어떻게 줄지 테스트를 거쳤다"며 "많은 분들이 저한테 왜 까치 서씨한테 3개의 눈을 줬는지 물어보시는데 솔직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케데헌의 일등공신은 무엇보다 음악이다. 애니메이션 OST가 빌보드 차트 상위권을 휩쓰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강 감독은 이날 제작 과정에서 참고한 케이팝 댄스 데모 영상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보통 곡을 만들고 애니메이션을 거기에 맞춰 제작하는데 (저희는) 스토리가 중요해서 작업 순서를 거꾸로 했다"며 "수록곡 테이크다운을 불러준 트와이스와도 작업을 하게 돼 매우 기뻤다. 저희 영화에 대해 열정도 갖고 있어서 우리가 케이팝 분야에서 달성하고자 했던 것을 이뤄줬다"고 했다.

특히 케데헌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건 케데헌 후속 제작 여부다. 강 감독은 "속편 같은 경우 하루에 한 20번 정도 질문을 받지만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게 없다"며 "그런데 우리가 분명히 더 많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크리에이터, 팬들을 위해서도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단편 제작의 경우에는 "저나 공동감독 크리스 애플한스가 이끈 게 아니었다"며 "사실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과 이미지웍스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계획이 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 감독은 한국적인 소재로 풀어낼 이야기가 여전히 많다고 했다. 그는 "스포일러 같아서 말하기가 그렇지만 (관련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 문화에 많은 이야기가 있고, 그런 많은 것들을 특징으로 삼고 싶은데 말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크리에이티브 아시아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인과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산업적 통찰을 나누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날 강 감독 외에도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일본 영화 '이쿠사가미: 전쟁의 신' 유이 미야모리 미술감독, 대만 시리즈 '회혼계'를 연출한 찬정다오 감독 등이 창작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