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쿼터 제한·추춘제…K리그의 'ACL 경쟁력' 높이기 위한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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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쿼터 제한·추춘제…K리그의 'ACL 경쟁력' 높이기 위한 과제들

ACL 출전 미디어데이서 감독들 한목소리
외국인 쿼터 제한 풀고 추춘제 전환 언급
연맹 "당장 달라지긴 어려워…다방면 검토"

[나이스데이]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외국인 선수 쿼터 제한을 풀어야 한다."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앞둔 프로축구 K리그 4개 구단 감독들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ACL도 가을에 첫선을 보여 봄에 종료되는 추춘제로 펼쳐진다.

ACL은 봄에 시작해 가을에 끝나는 춘추제로 진행돼 왔으나,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변화했다.

최상위 대회인 ACL 엘리트(ACLE)는 오는 16일부터 펼쳐진다. K리그1 강원FC, FC서울, 울산 HD가 출전한다.

한 단계 아래 대회인 ACL2에는 K리그1 포항스틸러스가 참가한다.

출전에 앞서 K리그를 총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4일 4개 구단 감독들의 출전 각오를 듣는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사령탑들은 ACL에도 집중하겠고 밝혔지만, 당장은 리그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25~2026시즌 ACL은 이제 첫 일정을 갖지만, 하나은행 K리그1 2025는 시즌이 한창이다.

특히 파이널 라운드 진입 전이라 순위표 싸움이 가장 치열한 때다.

프로팀인 만큼 ACL도 포기할 순 없지만, 리그에 더 집중해야 할 시기다.


이에 이날 미디어데이에선 K리그의 ACL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이야기가 오갔다. 외국인 쿼터 제한 완화와 추춘제 전환이 핵심 주제였다.

애초 ACL에는 외국인 쿼터 제도가 있었으나, 완전히 폐지하면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출전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맞춰 자금력을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팀들은 물론, 동남아시아 팀들도 자국 선수들보다는 외국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ACL에 출전하고 있다.

반면 K리그1은 최대 6명까지 보유할 수 있고, 이중 4명만 출전할 수 있는 외국인 쿼터가 적용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 가용 범위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리그까지 신경써야 하는 K리그 팀들로서는 당장의 성적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선수, 감독으로 ACL 우승을 경험했던 신태용 울산 감독은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외국인 선수 쿼터 제한을 풀어야 한다. 그래야 ACL에 나가는 의미가 있다. 동남아 팀인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은 11명이 외국인 선수다. 사우디는 ACL 뛰는 선수 따로, 리그 뛰는 선수가 따로"라고 말했다.

이어 "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4명이 뛰는 건 받아들인다. (그러나) ACL에 나가는 팀은 제한을 풀어야 한다. 돈이 있는 구단들은 좋은 선수를 쓸 거고, 재정이 어려운 구단은 외국인 선수들 잘 뽑아서 활용하면 된다. (옆 나라인) 일본도 그렇게 하고 있다"며 현실적인 대안까지 언급했다.


신 감독은 추춘제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역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너무 추운 12월 중순부터 1월 중순에는 쉬더라도, ACL에 나서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그렇게 (추춘제로) 가는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과거 포항을 이끌고 ACL 결승까지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던 김기동 서울 감독 역시 "다 같은 생각이 아닐까 싶다. 유럽도, 아시아도 그렇게 (추춘제로) 바뀌고 있고, (라이벌로 평가받는) 일본도 내년부터 (추춘제 전환을) 시범적으로 한다"며 "(다만 당장) 추춘제를 논할 게 아니라, (전환을 위한) 기본적인 제반 시설을 갖추고 논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연맹도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추춘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나, 겨울에 리그가 진행될 때의 잔디나 관중 동원 문제 등에 대한 해답을 찾진 못한 상태다.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맹 기술위원장을 역임했던 박태하 포항 감독은 "기술위원장을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던 문제다. K리그가 산업에 비해 파이를 키우는 건 쉽지 않다"며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야 하지만 우리나라 여건상 추춘제를 하기엔 쉽지 않다. 다 비용 문제"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꾸준하게 외국인 쿼터 제한 완화, 추춘제 전환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연맹 관계자는 5일 뉴시스를 통해 "당장 달라지는 건 어렵다"면서도 "이달 중 리그에서 현안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에 대해 여러 분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한 공청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월 구단 대표자 회의를 통해서도 의견을 다양하게 듣고 있다"며 "(언급된 사안들을 앞으로) 다방면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