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에 딸 주애 동행…'4대 세습' 후계자 관측에 힘 실려
검색 입력폼
국제

김정은 방중에 딸 주애 동행…'4대 세습' 후계자 관측에 힘 실려

북한매체 사진으로 주애 동행 확인…김정은, 딸 동반 해외행은 처음
"후계자 내정 관문 통과 중…확정 단계는 아냐"…北, 후계자 내정 후 中 방문 관행

[나이스데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딸 주애가 동행한 데 따라 후계자설 관측에 한층 더 힘이 실리고 있다. 미성년 딸을 대동한 행보는 주애가 후계자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이 3일 보도한 김 위원장의 베이징 도착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이 영접 나온 중국 측 고위 인사들과 악수할 때 주애가 바로 옆에 있다. 중국에서는 '서열 5위' 차이치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와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이 환영 차 역에 나왔다.

김 위원장의 해외 일정에 주애가 함께한 것은 처음이다.

주애는 김 위원장이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할 때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등장 초기 주로 군사 관련 일정에 동행했지만 점차 민생 경제 관련 행보에도 함께하며 활동 범위를 넓혔다.

주애는 2023년 북한 정권수립일(9·9절)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 오른편에 착석했다. 당시 군부 핵심인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이 주애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귓속말하며 극진히 예우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주애는 지난 5월 최초로 공식 대외 외교행사에 등장했다. 러시아 전승절(5월9일)을 축하하기 위한 김 위원장의 평양 주재 대사관 방문 일정에 동행하면서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은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으로, 총 25개국 정상이 참가해 김 위원장의 다자무대 데뷔전이 된다.

애초 김 위원장이 다자무대 첫 참석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기 위해 아내와 딸을 대동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주애가 동행했다.

주애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아내 리설주의 노출 빈도는 줄어들고 있다. 리설주는 지난해 1월1월자로 보도된 신년 경축 공연에 참석한 이후 1년 6개월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6월 공개 일정(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을 소화했다. 당시 리설주는 김 위원장·주애 부녀보다 뒤쪽에 자리해 주애의 위상을 짐작할수 있게 했다.

이번 방중에서도 리설주 동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매체와 외신 보도 사진상 리설주는 보이지 않는다.

방문지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동행을 '4대 세습'의 포석으로 볼 여지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후계자 내정 이후 중국 방문을 통해 지위를 공고히 하는 관행을 보여왔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후계자였던 1983년 6월 후야오방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차세대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1980년 10월 제6차 당 대회를 통해 김일성 주석의 공식 후계자로 나선 지 2년 8개월 만이었다.

김 위원장도 후계자로 내정된 이듬해인 2010년 김정일을 따라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를 만났다고 알려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주애는 내부 노출에서 해외 노출까지 함으로서 후계자 내정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고 있다"며 "아직 어려 당의 공식 직함을 받기까지는 7~8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대외적인 공식 절차에 돌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후계자 공식 선언, 직함 부여 등 후계자 지정의 핵심 요소가 빠져 있고 돌출변수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여전히 '확정' 단계로 봐서는 안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