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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엔대표부는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한국의 9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국 수임을 계기로 전반적인 활동 계획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안보리 회의를 소집하고 주재하는 의장국 활동은 이사국들이 돌아가며 맡는다. 올해까지 비상임(비선출)이사국인 한국은 지난해 6월에 이어 9월 의장국 자리에 앉는다.
통상 의장국 대사가 회의를 주재하지만, 한국은 대사가 공석이라 김상진 주유엔대표부 대사대리(차석대사)가 향후 대부분 회의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직 유엔대사를 지명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도 김 대사대리가 나서 9월 주요 회의일정을 소개하고, 전세계 취재진 질문에 답했다.
김 대사대리는 의장국 자격으로 인공지능(AI)과 평화·안보에 대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 중에선 처음으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보리와 아랍연맹과의 비공식 상호대화도 25일 조현 외교부 장관 주재로 진행된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의장국 활동 기간 동안 예정된 북한 관련 회의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의장국 활동 때 북한 인권 관련 회의를 소집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 대사대리는 "한국이 안보리 이사국이 된 이래 북한은 의심할 여지없이 우리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의제 중 하나"라면서도 현 단계에서는 북한이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비공식적으로도 북한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 없느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는 "언급했듯이 9월 한달동안은 계획이 없다"며 "그러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다른 종류의 도발에 나설 경우에는 회의를 소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 인권보다 더 중요한 이슈가 있다고 믿거나, 북한 인권이 최우선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냐는 다른 취재진 질문에는 "그렇게 얘기하지는 않았다"며 "요점은 현재 논의할 일정에는 북한 인권 의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이 문제가 올해가 끝나기 전에 논의될지는 예단할 수 없다. 의장국에 달린 일이다"며 "그러나 우리가 의장국인 9월에는 아직 이러한 이슈를 일정에 포함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어떤식으로든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북 인도적 지원은 북한 주빈들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김 대사대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을 위해 베이징에 도착한 것을 두고는 "국가적 차원에서 이번 방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이웃 국가들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도모 및 우리의 공통된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 달성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중러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이는데, 그는 "우리 이웃 국가들이 이러한 과정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해주길 기대한다"고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전용열차인 '태양호'를 타고 평양을 출발,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오는 3일 열리는 중국 열병식에 참여하기 위함이다.
이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베이징에 머물고 있어 열병식을 계기로 북중러 3국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열병식에는 총 26개국 정상이 참석하는데, 김 위원장이 다자외교 무대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