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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 이하로 제한되고, 소유권 이전 등기 전 세입자의 전세대출 이용이 불가능해지면서 수분양자들의 자금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도 6·27 대책 이후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 지수는 전월 대비 20.1포인트(p) 하락한 75.7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은 대출 규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입주전망 지수가 전월 대비 41.0p나 하락한 76.1을 기록했다.
6·27 대책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소유권 이전등기 전 세입자의 전세대출 이용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초강력 대출규제로 세입자를 받아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를 계획이었던 수분양자들은 자금 마련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7월 새 아파트 미입주 원인 중 잔금대출 미확보가 전월 대비 11.4%p 상승한 38.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기존주택 매각 지연(32.7%), 세입자 미확보(17.3%), 분양권 매도 지연(1.9%)의 순으로 나타났다.
6·27 대책 여파는 분양권·입주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 건수는 1185건이었는데 7월에는 736건으로 37.9%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6월 132건에서 7월 88건으로 33.3% 줄었고, 같은 기간 인천과 경기 거래량이 각각 41.1%, 3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입주 시점에 전세입자의 보증금을 통해 잔금을 충당할 수 없다는 점이 신축 매수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 외곽지역에서는 '무피(프리미엄이 없는)'나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도 나오고 있다. 자금 계획이 틀어진 일부 수분양자는 기존 분양가와 같거나 더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 미아역 2단지 전용면적 59㎡ 최고 분양가는 7억9300만원인데 같은 면적 분양권이 지난달 31일 7억7818만원에 거래됐고, 구로구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1일 분양가 약 10억9000만원보다 약 6000만원 낮은 10억2900만원에 매매됐다.
업계에서는 대출규제 강화로 수분양자들의 자금 경색이 이어질 경우 주택사업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 노희순 연구위원은 "6·27 대책이 아파트 입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유발해 결국은 민간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향후 대출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입주 포기 증가 등으로 인한 미분양 장기화와 사업자의 유동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